[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시즌 초반 두산과 넥센의 고민은 같다. 쉬어가는 타선이 된 외국인 타자다. 타율도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1할대다. 루츠(두산)가 22타수 3안타(타율 0.136)에 3타점, 스나이더(넥센)는 25타수 4안타(0.160)에 4타점이다.
둘은 8일 경기부터는 아예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허리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루츠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본인이 아프다고 하니 어쩔 수 없다. 겉으로 드러나는 부상이 아니라 조심스럽다”며 “그래도 루츠가 4번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차이가 큰데 아쉽다. 일단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고 퓨처스리그에서 1, 2경기 뛴 뒤 콜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는 다소 파격적인 조치를 받았다. “네 멋대로 하라”는 사흘 간의 특별 휴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했고, 타격감도 좋았다. 하지만 개막과 동시에 타석에서 쫓기고 있어 자기 스윙을 못 한다”며 “3일 동안 휴식을 즐기든지, 연습을 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했다. 기분 전환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힐링 타임이다.
염경엽 감독은 “스나이더의 타순을 조정해 봤지만 소용 없었다”고 했다. 개막 2연전에 6번 타자로 출전시켜봤고, 이후 7번으로 타순을 내렸지만 공격 흐름이 매번 스나이더에서 끊겼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다고 스나이더를 8번에 둘 수는 없지 않은가”라며 “스나이더에게 ‘네가 살아야 팀 타선이 돌아간다. 사흘 뒤 그 때가 개막전이라는 생각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엔트리 한 자리를 포기하고 내린 과감한 결정이다.
그리고 휴가 첫 날인 8일, 스나이더가 택한 건 훈련과 관찰이었다. 변함없이 야구장으로 출근해 타격 훈련을 마친 그는 자청해서 넥센 불펜으로 들어갔다. 당시 불펜 피칭을 하던 투수는 오른손 선발 문성현. 스나이더는 방망이를 들고 불펜 포수 앞에 서서 공이 날아오는 궤적을 유심히 지켜봤다. 문성현의 불펜 피칭이 끝날 때까지 스나이더 나름의 훈련도 계속 됐다.
잠실=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사진=넥센 스나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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