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함태수]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린 8일 잠실구장. 경기 전 깜짝 소식이 전해졌다. 넥센과 한화가 포수 허도환(31) 외야수 이성열(31)과 오른손 투수 양훈(29)을 바꾸는 2대1 트레이드에 합의한 것. 오후 3시께 훈련을 시작한 두산 선수들은 당황했고, 넥센 선수단도 정든 동료를 떠나 보내는 현실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우리 쪽에서 먼저 요구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트레이드”라며 “양훈은 6월 정도에 엔트리에 올려 선발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금부터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냉정히 말해 양훈은 만들어진 선수가 아니다. 가능성만 갖고 있다”며 “한화는 당장 쓸 수 있는 선수를 데려갔고, 우리는 길게 본 트레이드”라고 덧붙였다.
넥센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트레이드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날 경기가 끝난 뒤 넥센이 제안했고, 한화 쪽에서 곧바로 OK 사인이 떨어졌다. 양 측이 도장을 찍은 시점은 8일 오후 2시께. 서산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고 있던 양훈도 그제서야 트레이드 얘기를 들었다. 허도환, 이성열도 마찬가지였다.
허도환과 이성열은 이후 잠실구장을 찾아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했다. 오후 5시30분께 감독실에서 긴 대화도 나눴다. 염 감독은 “최근 몇 년간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던 것은 이 둘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어차피 야구는 똑같다. 새 팀에 빨리 적응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특히 허도환에 대해 넥센에 있다가 2013년 서동욱과의 1대1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최경철이 되라고 격려했다. 그는 “우리 팀에서 허도환은 플랜B가 아닌 플랜C다. 내년에는 지재옥까지 제대해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최경철도 당시 플랜C였다. 하지만 지금 LG에서 주전 포수를 하고 있고 기량도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성열에 대해서도 “여기보다는 출전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외야 자원인 박헌도와 문우람의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서동욱도 있다”며 “한화에 왼손 타자가 부족하니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잠실=함태수기자 hts7@sporbiz.co.kr 사진=넥센 시절 허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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