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기관 배당성향 25.5% 역대최고
대상도 늘려… KBSㆍEBS 첫 포함도
정부가 올해 출자기관들로부터 거둬들이는 배당 수입이 작년보다 56% 늘어난 5,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출자기관들의 배당성향은 처음으로 25%를 돌파했다. 만성적 세수 부족에 시달리는 정부가 세외 수입이라도 넉넉히 걷어 빈 곳간을 메워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지금껏 배당을 한번도 하지 않았던 한국방송공사(KBS)와 교육방송공사(EBS)에서도 사상 처음으로 배당을 받는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정부 출자기관의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이익)을 작년(21.5%)보다 4%포인트 높은 25.5%로 결정했다. 배당성향이 25%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정부의 배당 수입은 지난해(3,260억원)보다 56% 많은 5,08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 안에 출자기관으로부터 배당액을 걷어 내달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2007년 20%까지 올랐던 출자기관 배당성향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15.1%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20% 초반대에서 머물던 배당성향은 2013년 24.2%까지 올랐지만 지난해 21.5%로 다시 떨어졌다. 출자기관에 총 61조7,000억원을 출자한 대주주인 정부는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해 수익성과 부채비율, 내부유보율 등 배당성향을 결정짓는 지표를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당 기관 수도 늘렸다. 전체 출자기관 28곳 중 지난해엔 17곳만 배당을 했지만 정부는 올해 21곳에 배당을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KBS와 EBS도 역대 최초로 각각 10억원, 3억원씩 배당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거나, 이익이 생겨도 대규모 사업에 투자한다는 명목 등으로 배당을 하지 않았던 출자기관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원칙대로 배당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작년에 배당을 하지 않았던 산업은행 주택금융공사 수출입은행 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농어촌공사 등이 올해 배당을 한다. 반면 관광공사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는 작년에는 배당을 했지만 올해는 수익이 없어 배당 기관에서 빠졌다.
정부가 이처럼 배당 걷기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등 재정 여건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나친 쥐어짜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정부는 “출자기관들도 이익이 나면 배당을 통해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이 맞다”고 반박한다. 정부 관계자는 “2020년까지 배당성향을 40%까지 올리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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