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관련 특혜 의혹 전면 부인
"정준양 면접? 잠깐 마주친 게 전부"
박영준(55) 전 지식경제부 2차관이 포스코그룹과 관련해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 일체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차관은 8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과의 친분설에 대해 “전씨와 일면식도 없고, 그 회사에도 아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씨와 내가 친하다는 소문이 왜 났는지를 전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포스코그룹의 대표적인 부실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히는 성진지오텍은 2010년 포스코플랜텍에 인수됐는데, 여기에 자신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말이다.
전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포스코의 거래업체 코스틸의 박재천(59) 회장과 가까운 관계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박 회장은 안면이 전혀 없는 분”이라고 주장했다. 밥 한끼, 차 한잔도 나눈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2009년 초 포스코그룹 회장 인선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박 전 차관은 “2008년 말에 윤석만 전 포스코 사장과 고 박태준 명예회장을 각각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모두 그쪽에서 먼저 요청이 와서 식사를 한 것뿐”이라며 “포스코 회장 인사의 ‘인’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정 전 회장의 선임 직전, ‘면접’을 봤다는 설에 대해서도 “행사장 로비에서 우연히 만나 잠깐 얘기한 게 전부”라며 “따로 친분이 있지도 않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코스틸이 포스코로부터 적정가보다 싼값에 선재를 사들이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포스코의 고객사인 코스틸이 포스코에서 철강 중간재인 슬래브를 저가에 납품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액을 빼돌려 비자금을 만들었고, 이 중 상당액이 포스코 고위 인사에게 흘러간 단서를 잡았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조성된 비자금은 수백억원대에 이르며, 코스틸은 회계장부 조작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코스틸의 회계업무 담당 과장 1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경북 포항 출신인 코스틸 박 회장이 사실상 국내의 철강 공급을 독점하고 있는 포스코와의 거래선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비자금을 상납했다고 보고 있다. 박 회장의 횡령 시기는 대부분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의 재임 시절과 겹쳐 있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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