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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마을 지키던 청백송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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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마을 지키던 청백송 고사

입력
2015.04.0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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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300여년 보호수 소나무… 광복운동 기념공원 조성 후유증?

한 마을 주민이 말라 죽은 청백송을 안은 채 안타까워 하고 있다.
한 마을 주민이 말라 죽은 청백송을 안은 채 안타까워 하고 있다.

수령 300년이 넘는 경북 안동시 풍산읍 오미리 오미광복운동기념공원의 청백송이 말라 죽었다. 마을의 재앙을 막아주고 풍년을 불러오는 것으로 믿어온 당산목이 죽자 안타까워하며 당분간 고사목 상태 그대로 두기로 했다.

오미마을은 풍산 김씨들이 500여 년 전부터 살아온 씨족마을이다. 특히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일본 천황이 사는 궁궐을 향해 폭탄을 던진 김지섭(金祉燮) 의사, 만주에서 일본 총영사를 사살하고 자결한 김만수(金萬秀) 의사,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5적의 매국행위를 규탄하는 ‘토오적문(討五賊文)’을 짓고 자결한 김순흠(金舜欽) 선생 등을 배출했다.

안동시와 마을 주민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10년 청백송이 있는 마을 언덕에 독립운동기념비와 정자를 세웠다.

김인현(65) 오미리 이장은 “마을 어귀에 들어서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묵묵히 마을을 지켜오던 청백송이 2, 3년 전부터 수세가 급격히 약화하더니 끝내 말라 죽고 말았다”며 “남녀노소 모두 슬퍼하며 아쉬움 때문에 고사목으로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광복운동 기념공원을 조성하며 소나무 주변에 석축을 쌓고 복토한 것이 악영향을 준 것 같다”며 “고사목을 그대로 보존했다가 주민들과 협의해 새 소나무를 옮겨 심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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