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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 비무장 흑인 사살… 8발 조준 사격하고 허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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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 비무장 흑인 사살… 8발 조준 사격하고 허위 보고

입력
2015.04.0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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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동영상 공개되며 비난 높아

지난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백인 경찰 마이클 슬레이거가 비무장 상태로 도망가는 흑인 용의자 월터 스콧을 조준 사격하고 있다. 당시 사건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으로 스콧의 변호사에게 전달해 7일 공개됐다. 노스찰스턴=AP 연합뉴스
지난 4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백인 경찰 마이클 슬레이거가 비무장 상태로 도망가는 흑인 용의자 월터 스콧을 조준 사격하고 있다. 당시 사건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으로 스콧의 변호사에게 전달해 7일 공개됐다. 노스찰스턴=AP 연합뉴스

미국 남동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비무장 상태로 도망치던 흑인 용의자를 향해 뒤에서 8발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백인 경관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당초 용의자가 ‘테이저 스턴건’(전기충격기)을 빼앗아 달아났기 때문에 총을 쐈다는 경찰 설명과 달리, 도망가는 용의자를 조준해 사격하는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물이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7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시의 백인 경관 마이클 슬레이거(33)가 흑인 남성에게 총격을 가해 살인한 혐의로 기소됐다. 케이스 서메이 노스 찰스턴 시장은 이날 “4일 발생한 사건의 영상물을 판독한 결과, 경관이 교통단속에 걸려 얘기를 나누던 중 도망친 흑인 용의자 월터 스콧(50)에게 총을 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은 4일 슬레이거 경관이 미등이 파손된 벤츠 승용차를 운전하던 스콧을 검문하면서 시작됐다.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영상물에는 잔디밭 공터에서 스콧이 슬레이거 경관과 실랑이를 벌이다 갑자기 달아나기 시작했다. 슬레이거는 곧바로 등을 겨냥해 총격을 가했고 스콧은 열 걸음도 되기 고꾸라졌다.

문제는 슬레이거 경관이 작성한 사건 보고서가 실제 상황과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그는 용의자가 스턴건을 빼앗아 달아났으며, 총을 쏜 뒤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고 적었다. 그러나 영상물에는 스턴건은 물론이고 스콧은 비무장 상태였으며, 8발 총격 가운데 등(2발), 엉덩이ㆍ귀(각 1발)에 총을 맞고 쓰러진 용의자에 대해 응급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 또 스턴건을 훔친 것처럼 꾸미려고 총에 맞아 쓰러진 스콧 주변에 스턴건으로 보이는 물건을 떨어뜨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숨진 스콧은 자녀 양육비를 제때 주지 않아 재판에 불려나간 적은 있지만 중범죄 전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스콧이 여전히 자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관련 추궁을 피하려고 도망친 것 같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8월 미주리 주 퍼거슨 사태에도 불구, 미국 경찰의 폭력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총 2,000개에 육박하는 독자 의견이 붙었는데, 대부분 ‘은폐된 사건이 이번만이 아닐 것이다’‘너무 폭력적이다’등 대부분 미국 경찰을 비판하고 개혁을 주문하는 내용이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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