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한국인의 밥상’ (오후 7시 30분)
바다의 봄은 갯벌이 깨어나며 시작된다. 3월이 오자 소금을 내기 위한 준비가 한창인 청정 갯벌 염전 곰소만. 곰소염전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염전 중 하나다. 50년 가까이 염전에서 일해온 염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염전의 역사 그 자체다. 햇빛과 바람, 시간의 힘을 빌리면서 고된 육체 노동을 해야했던 염전에서 모두 함께 불렀던 다구야 소리에서는 중노동의 힘겨움을 서로 기대고 부축이며 이겨내고자 한 마음이 녹아 있다. 먹을게 넉넉치 않아 소금물을 묻혀 만든 주먹밥과 냉장 시설이 마땅치 않아 소금독에 묻어 놓은 돼지고기로 만든 수육의 맛을 본다. 곰소만에서는 우리 전통소금 자염과 천일염을 함께 볼 수 있다. 자염은 가마솥에 바닷물을 끓여 만는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생산량이 적고, 땔감으로 소나무를 많이 베어 점차 사라져갔다. 곰소만 인근 고창군 사등마을에서는 갯벌에서 소가 써레질을 하고, 섯구덩이를 만들어 염도 높은 함수를 모아 벌막 안 솥에서 24시간을 끓여 자염을 만든다. 끓이는 동안 불순물이 제거돼 소금 특유의 쓴 맛과 떫은 맛이 없어져 달다. 모든 과정에 정성이 깃든 자염을 넣은 음식은 덜 짜고 감칠맛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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