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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야구라는 풍토병

입력
2015.04.0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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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이 돌아왔다.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스포츠라면 육체끼리 서로 맞부딪쳐 피와 땀을 엉기고 문대는 종목이 진짜라 여기기 때문이다. 계산과 룰이 복잡하고 장비가 많고, 특히 모자를 쓰고 하는 운동은 그저 격식을 갖춘 게임이라 여기는 편이다. 그럼에도 야구 시즌이면 티브이를 자꾸 켜게 된다. 특정 팀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골수에 박혀 있는 탓이다. 나는 걸출한 스타들을 두루 배출한 야구 명문고 출신이다. 게다가 청소년기를 보낸 곳은 야구 열기가 사회학적 관심사가 될 정도로 유별난 항구도시. 어느 팀인지 대충 짐작하리라 믿는다.

조금 자조하는 의미에서 내가 가진 야구에의 관심을 스스로 ‘풍토병’이라 일컫는다. 다른 종목과 달리 프로야구는 거의 매일 저녁 전 게임이 생중계된다. 그 탓에 다른 모임이나 일이 있어 중계를 살펴보지 못하는 날에도 뇌수의 한편에는 야구장의 초록색 다이아몬드와 고향 팀의 유니폼 색깔이 어른거린다. 그러다 결국 어떻게든 경기 결과 확인. 하루의 조울 주기가 그렇게 재조정된다. 그깟 공놀이에 사람 마음이 오락가락 하다니. 아무리 아닌 척해도 나는 영혼에 낡은 양은냄비를 얹고 사는 대한민국 아저씨 맞나 보다. 고향 팀의 현재 승률은 8할 3푼 3리. 올핸 꼭 우승해라. 안 그러면 이제 정말 배신 때릴 거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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