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물량에 코스피 박스권 갇힐 우려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자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한달 사이 1조8,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가 5개월여 만에 2,000선을 재돌파한 지난 달 3일 이후 현재(4월3일 기준)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에서는 1조8,328억원이 순유출됐다. 24거래일 중 4일을 제외한 모든 날에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상당수 거래일에 1,000억~2,000억원대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자들이 코스피 2,000을 ‘환매 시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간 증시가 1,800~2,100 사이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는 박스권 장세가 지속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지수가 내려가면 자금을 넣고, 올라가면 돈을 빼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그간 펀드 환매 물량이 시장에서 많이 소화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박스권 장세를 염두로 한 펀드 매매는 이어지고 있다”며 “펀드 물량이 시장에서 소화돼야 지수가 더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펀드 환매 행렬에 또다시 코스피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2,050 혹은 2,100 돌파는 가능할 수 있다”며 “다만 그 이상으로 가려면 펀드 쪽에서 나오는 매물 소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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