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5조9000억으로 올랐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30% 줄어
IM 부문 영업이익 2조원대 그쳐, 전년 동기 절반도 회복 못해
반도체만 영업이익 3조로 '선전'… 갤S6 성공 여부에 실적 회복 달려

삼성전자가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9,000억원을 기록한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9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5조2,900억원)보다 올라갔지만 전년 동기(8조4,900억원)와 비교하면 30% 줄어든 수치다. 매출도 전년 동기(53조6,800억원) 대비 12% 감소했다. 그만큼 아직도 삼성전자가 예년 실적을 회복하지 못한 채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에 10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부터 실적이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3분기 영업이익이 4조6,000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조원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3년 만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다시 5조원대로 올라섰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한참 미치지 못하는 실적이다.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휴대폰 사업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1분기에 2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분기에 휴대폰 사업에서만 6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크게 부족한 수치다.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5’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의 부진이 올해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삼성전자는 1분기에 신흥시장을 겨냥한 중저가폰 판매에 주력하면서 재고 소진과 마케팅 비용 절감에 치중했다.

이는 곧 10일 출시되는 갤럭시S6의 역할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갤럭시S6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좋은 만큼 예상을 웃도는 판매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는 휴대폰 사업 뿐만 아니라 전체 실적이 2분기에 호전될 가능성이 있다. 갤럭시S6 시리즈에 대한 해외 통신업체들의 선주문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가에선 갤럭시S6 시리즈의 올해 판매량 예측을 4,500만대에서 6,000만대까지 높여 잡았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같은 분위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원가 절감과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올해 1분기에 시장 기대치를 맞췄을 뿐 실적 반등을 얘기하기 이르다”며 “갤럭시S6 판매 수치가 나오는 2분기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의 부진을 메운 것은 반도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인 3조원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도체는 전세계적으로 D램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탄탄한 수요가 받쳐 주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미세공정 기술력이 경쟁업체들보다 월등 앞서는 상황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회로 선폭이 20나노에 해당하는 미세 기술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인데, 경쟁사들은 29나노 공정 위주인 반면 삼성전자는 20나노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만큼 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2,3 분기에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지난해 1조원대 적자를 냈던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도 흑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앞선 기술의 14나노 핀펫 제품을 내면서 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비메모리 사업은 역설적이게도 스마트폰 분야의 경쟁업체인 애플이 도와준 측면도 있다. 애플이 스마트폰용으로 개발한 응용프로세서(AP)의 위탁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겼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AP 수요량의 80%를 생산할 것으로 전했다.
따라서 증권가에서는 2분기에 갤럭시S6의 판매가 예상대로 늘어나고 반도체 수요가 뒤를받쳐줄 경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다시 7조~8조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열쇠는 결국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에 따라 결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갤럭시S6 시리즈의 판매가 본격화하면 2분기에 7조원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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