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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고령 딸기하우스 습격사건

입력
2015.04.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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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 등 한꺼번에 수백마리, 환기구 등으로 비닐하우스 침입

크고 잘 익은 것만 골라 쪼아대… 농민들, 반짝이ㆍ그물망 설치 등 비상

새떼의 습격으로 상품성을 상실한 딸기
새떼의 습격으로 상품성을 상실한 딸기

딸기 서리범 새떼를 저지하라. 비닐하우스를 사수하라. 고령지역 딸기재배 농민들에게 최근 내려진 특명이다.

경북 고령군 덕곡면 쌍림면 등 딸기 주산지에 새떼 공습경보가 내렸다. 참새와 직박구리 등 작은 새들이 비닐하우스 환기구로 침입해 크고 잘 익은 딸기만 쪼아대고 있다. 딸기 재배 특성상 낮에는 환기구를 열 수밖에 없는데, 새떼 때문에 농민들은 그물망을 설치하는 등 초비상이 걸렸다.

딸기 재배 농민들에 따르면 새떼의 습격은 해마다 3월 초부터 시작돼 수확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한겨울에도 기온이 너무 높으면 생육장애가 오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오전 10시~오후4시, 봄철에는 오전 8시~오후 5시까지 환기구를 열어둬야 한다. 사람들이 작업하지 않는 틈을 노려 열린 환기구로 침입하는 것이다. 거의 시도 때도 없이 습격하지만 이번 주 대구^경북지역 날씨처럼 따뜻하다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면 추위를 피할 겸 먹이활동을 위해 비닐하우스를 찾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령군 덕곡면에서 4동의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배모(54)씨는 “지난 5일 다른 볼일을 보느라 오후에 하우스에 들어갔더니 족히 100마리는 돼 보이는 작은 새가 가득 차 있었다”며 “얼마나 똑똑한지 먼저 한 두 마리가 들어와 내부를 둘러본 뒤 사람이 없으면 ‘찍찍’하며 신호를 보내고, 나머지 새떼가 우르르 날아들어온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들 새떼는 크고 잘 익은 것만 골라 쪼아대 피해가 적지 않다고 농민들은 하소연하고 있다.

이 같은 새떼의 딸기재배 비닐하우스 습격사건은 덕곡면 뿐 아니라 쌍림면 등 딸기재배 마을마다 벌어지고 있다.

농가에서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일부 농가는 새가 번쩍이는 빛을 무서워한다는 데 착안해 가을철 사과 배 등 과수농가에서 하듯이 반짝이는 테이프를 설치하는 곳도 있다. 이 방법은 설치가 쉽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이다.

설치에 손이 많이 가지만 가장 확실한 대응책은 환기구마다 새가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촘촘한 그물망을 설치하는 것. 배씨는 “새떼도 생명이니 먹고 살아야겠지만 우리도 애써 키운 딸기를 지키기 위해 조만간 그물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농가에서는 비닐하우스 내부에 새 포획용 그물망을 설치해 딸기를 탐하는 직박구리 등을 싹쓸이하는 등 강력한 응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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