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회 때 잔여 포인트 없애거나
유효기간 알려주지 않는 등
개정 표준약관 제대로 이행 안해
최근 3년 동안 4,075억원 규모의 신용카드 포인트가 사용되지 않은 채 소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상당 부분은 카드사가 탈회(해당 카드사의 모든 카드를 해지) 회원의 잔여 포인트를 일방적으로 없애거나, 규정된 포인트 유효기간을 고지하지 않아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탈회 때도 유효기간 동안 카드 포인트를 쓸 수 있도록 규정했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2012~2014년 카드사 포인트 소멸 현황’에 따르면 국내 20개 카드사(합병 전 외환카드 포함)에서 소멸된 카드 포인트는 2012년 1,305억원, 2013년 1,371억원, 지난해 1,399억원 규모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의 소멸 포인트가 807억7,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현대카드(711억5,700만원), 신한카드(637억73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이 기간 일부 카드사들은 약관에 탈회 고객의 잔여 포인트를 자동 소멸시키거나 유효기간을 단축하는 조항을 뒀다. 관련 민원이 늘어나자 금감원은 지난해 말 모든 카드사에 공문을 보내 포인트 최소 유효기간을 5년으로 통일하는 한편, 표준약관을 개정해 카드를 해지해도 포인트가 유지되도록 명문화했다.
신 의원은 그러나 “표준약관 개정 이후에도 카드사가 상담원을 통해 카드를 해지하려는 고객에게 포인트가 사라진다며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등 위법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카드 신규가입보다 해지가 많은 상황에서 고객을 붙잡기 위한 술수”라고 지적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12~2014년 20개 카드사 탈회회원은 6,198만3,000명으로, 신규회원(3,813만3,000명)의 1.6배에 달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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