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따라 순위 제각각, 시청률 저조 JTBC 광고 잘 팔려
본방송만 조사 현실 반영 의문, 통합시청률 방식은 이견 커
방통위 교통정리 못 하고 있어, 요식에 불과한 재승인 절차도 문제
“시청률 조사 바꾸니… 종편 1위는 JTBC”(중앙일보 2월 2일자) “MBN 33개월 연속 종편 1위”(매일경제 4월 2일자) “지상파ㆍ종편 7개 통틀어… JTBC 시청자 만족도 2위” (중앙일보 3월 31일자) “TV조선, 21개월째 종편 시사 시청률 1위”(조선일보 4월 6일자)
각사의 보도만 놓고 보면 종편 시청률에는 1위가 참 많다. 내세울 것 없는 채널A만 침묵할 뿐 JTBCㆍMBNㆍTV조선은 서로 자사가 시청률 1위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살펴보면 전국 시청률에선 MBN이 1위이고 수도권 지역 시사 부문에선 TV조선이 앞서고 있으며 모바일과 PC, VOD 등을 아우르는 시청률 조사에선 JTBC가 가장 높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신뢰할 만한 시청률 조사 방식이 없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플랫폼과 시청 방식이 등장하면서 거실 TV의 본방송 시청만을 조사하는 기존 시청률 조사 방식이 신뢰도를 잃은 지는 오래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시범적으로 실시한 통합시청점유율 조사 결과 발표를 미루는 등 뒷짐만 지고 있다.
라제기기자(라)= 시청률로만 따지면 종편 4사 중 진짜 1위는 어디인가?
강은영기자(강)=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전국 평균 시청률 1위는 MBN이고, 시사 부문은 TV조선이다. 50대 이상이 고정적으로 틀어놓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조사하는 시청자 만족도 평가지수(KI)를 보면 JTBC가 확연히 높다.
라= KI조사에서 지상파 3사와 JTBC를 제외한 3개 종편은 대부분 50대 이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JTBC는 10대와 40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KI 지수에선 TV조선이 꼴찌다. 그러니 TV조선은 이를 부정하고 싶은 것 아닐까. JTBC는 시청률을 믿지 못하는 거고. 아전인수다. 게임의 룰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사실 ‘본방사수’라는 개념이 사라진 지금 시청률이 현실을 반영하는지 의문이다.
강= 50대 이상은 TV로 본방송을 보겠지만 20, 30대는 그렇지 않다.
고경석기자(고)= 10~30대는 TV 본방송보다 모바일 앱, IPTV, PC 다운로드의 비중이 더 크다.
라= 시청률의 의미가 달라진 것이다. 실제로 시청률에서 최하위인 JTBC가 광고시장에선 가장 잘 팔린다고 한다. 광고 단가가 tvN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한다. tvN이 10년에 걸쳐 이룬 걸 JTBC는 3년 만에 끌어올린 거다. 인기 없는 프로그램도 ‘비정상회담’ 같은 킬러 콘텐츠에 묶어 판매하기 때문에 잘 팔린다고 한다. 광고주는 전체 시청률을 신경쓰기보다는 20대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같은 타깃 프로그램에 광고를 붙인다. 지난해 각사가 밝힌 매출은 JTBC가 1,400억원, MBN이 940억원, TV조선이 890억원이다. 채널A는 공개하지 않았다. TV조선과 JTBC 매출액 차이가 500억원이다. 물론 당기순손실액 규모도 JTBC(900억원)가 TV조선(67억원)보다 월등히 크다.
고= 손실이 크긴 하나 매출이 크다는 건 분명 광고시장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의미다.
강= 그래서 JTBC가 다양한 플랫폼을 아우르는 통합시청률로 가자고 주장하는 거다. 이제는 시청률 조사가 바뀌어야 한다. 방통위도 올해 안에 바꾸려고 한다. 문제는 지상파와 TV조선, 채널A, MBN이 대대적으로 반기를 들고 이를 막으려 한다는 것이다.
라= 통합시청률로 바꾸게 되면 광고주에게 들이밀 명분이 없어지겠지.
강= JTBC는 시청률 조사 대상인 패널만이라도 바꿔달라고 요구한다. 지금은 집 거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50, 60대가 주요 패널인데 10대부터 30대 패널을 더 늘려달라는 거다. 방통위가 내년부터 통합시청률로 바꾸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지난해 시범 실시했지만 자료를 내놓진 않았다. 아마 현재와 별 차이가 없거나 지상파의 시청률이 심하게 떨어져서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통합시청률 조사방식을 고민 중인데 조사 대상 범위나 실시간과 비실시간 시청 합산 기준, 유형별 가중치 여부, 패널 구성 유형에 따른 합산 방식 등에 대해 이견이 많다고 한다.
라= 어쨌든 방통위가 교통정리를 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어 시청률과 광고시장이 따로 놀고 있다. 공신력 있는 지수 개발이 시급하다.
강= 방통위 잘못이 크다. 종편 재승인 평가도 좀 더 강화해서 잘라낼 건 잘라야 하는데 결국 못했다.
라= 만들어주기만 했지 관리ㆍ감독은 부실하다. 종편 중 어딘가를 무조건 떨어뜨려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재승인이 요식 절차에 불과하다는 건 문제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고경석기자 kave@hk.co.kr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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