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박 약국' 박명식 대표
청산고 후배들에게 '희망통장'
충북 옥천군 청산면에서 ‘박 약국’을 운영하는 박명식(73)씨는 7일 청산고등학교를 방문, 1학년 33명에게 5만원씩 입금된 통장을 선물했다. 또 8만원 상당의 체육복을 1학년생 각자에게 일일이 전달했다.
박씨는 청산고 8회 졸업생(1965년 졸업). 모교 후배에게 절약하며 생활하는 습관을 키워주기 위해 그는 2013년부터 매년 신입생 전원에게 통장과 체육복을 기증하고 있다. 이날 박씨는 후배들에게 열심히 미래를 준비해줄 것을 당부하는 특강도 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통장을 전하는 것은 적립금을 차근차근 불려가면서 희망을 함께 키우라는 취지”라고 했다. 대선배로부터 선물을 받은 김유민(16)양은 “자랑스런 선배님으로부터 나눔의 진정한 의미를 배웠다. 나도 커서 선배님처럼 존경받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씨가 나눔 봉사를 시작한 것은 20대 청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린시절 앓던 관절염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해 장애(3급)를 갖게 된 그는 고학으로 충북대 약대를 나와 1970년 고향인 청산면에 지금의 약국을 차렸다.
이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충효장학금’을 만들어 매년 5~6명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03년에는 기금 1억원의 ‘청명장학회’를 설립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장애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하고 있다. 청소년 공부방에는 정기적으로 야식비도 대준다.
몇 해 전에는 자신의 토지가 산업단지에 편입되면서 받은 보상금 5,788만원을 전액 장학기금으로 내놔 화제가 됐다.
고향 사랑이 남다른 박씨는 고향을 지키는 젊은 농군들에게는 송아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런 선행이 알려지면서 그는 2004년과 2006년 청룡봉사상과 국민포장을 연이어 수상했다.
박씨는 “앞으로 남을 생을 지금처럼 고향 사람과 후배들을 도우며 조용히 살고 싶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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