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공산당에 우호적인 댓글을 다는 중국판 ‘댓글 알바’를 무려 1,000만명이나 모집한다. ‘청년인터넷문명지원자’란 거창한 이름을 내걸었지만, 사실상 ‘인터넷 홍위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중국공산당청년단(이하 공청단)은 지난달 각 지방 조직에 1,050만3,000명의 청년인터넷문명지원자를 모집할 것을 지시하는 공문을 내렸다. 중국 인터넷에서도 관련 문건과 사진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각 성(省)과 직할시, 자치구, 주요 기관에는 구체적인 인원수가 할당됐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 중산(中山)대학의 경우 9,000명의 지원자를 모집해야 한다. 1,000여만명 중 40%는 대학생이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로 하게 될 일은 공식적으로는 인터넷 상에서 사회주의핵심가치관을 선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정부에 우호적 댓글을 달거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발언 등을 지지하는 글을 올리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정부에 비판적이거나 부정적 의견이 인터넷에 뜨면 이를 당국에 신고한 뒤 반박하고 공격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중국공산당은 이를 ‘햇빛댓글행동’으로 명명했다.
명색은 ‘지원자’이지만 실제론 댓글을 달 때마다 일정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중국 인터넷에서는 당국의 입장을 옹호하는 글이나 댓글을 쓰는 대가로 돈을 받는 우마오당(五毛黨)이 활약하고 있다. 댓글 1개를 올릴 때마다 5마오(약 90원)을 받아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당국의 이런 정책은 중국에서도 인터넷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이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할 경우 사회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영 매체들에 대한 불신도 인터넷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중국 인터넷 인구는 6억5,000만명에 달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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