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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철, 경정 지존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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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철, 경정 지존 꿈꾼다

입력
2015.04.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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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심상철이 안정적인 자세로 전속턴을 펼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2015-04-07(한국스포츠경제)
올시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심상철이 안정적인 자세로 전속턴을 펼치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2015-04-07(한국스포츠경제)

말 고삐를 당기고 싶었던 소년은 넓은 물을 만나면서 '무사'로 변신했다. 그리고 수면 위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 시즌 '경정 지존'을 꿈꾸는 심상철(33·7기)의 이야기다. 그는 경마기수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그리고 미사리 물보라에 반해 한 번의 재수 끝에 경정선수로 데뷔했다.

심상철이 데뷔 8년 만에 다승왕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재 9승째를 올리며 다승 선두로 나선 그는 기량과 관록이 뛰어난 선배들을 긴장시키며 미사리에 최강자로 우뚝 설 기세다.

2월 25일 시즌 개막전(13경주) 승리 후 내리 5연승을 이어가며 산뜻한 출발은 보였던 그는 지난주에도 2승을 추가했다. 잠시 빼앗겼던 다승 선두도 다시 탈환했다. 부활의 신호탄을 쏘며 다승(8승) 선두를 낚아챘던 경쟁자 김효년(41·2기)은 다시 그를 추격하는 신세가 됐다.

과거 그의 주특기는 ‘전속 휘감기’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시야는 넓어지고 전술은 다양해 졌다. 별명이 ‘휘감아 찌르기의 마술사'로 바뀌었을 정도다. 휘감아 찌르기는 불리한 아웃코스에서 출발해 인코스의 안쪽을 파고들어 선두로 치고 나가는 고난도 기술이다. 타이밍과 기술·운영능력이 없으면 흉내내기도 어렵다. 심상철이 이번 시즌 거둔 아홉 번의 승리 가운데 네 번이 휘감아 찌르기에서 나왔다.

그는 데뷔 초 ‘무서운 신예’로 이름을 떨쳤던 ‘경정 황태자’였다. 신인들에게 쉽사리 우승을 내주지 않는 대상경주(2010 스포츠칸배) 챔피언 타이틀을 데뷔 3년 만에 거머쥔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상경주 우승은 데뷔 5년 차가 지나야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내공을 쌓지 않으면 도달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명성은 2012년에도 이어졌다. 5월 23일 9경주를 시작으로 7월 18일 9경주까지 두 달간 파죽의 12연승을 달렸다. 이는 데뷔 5년 차인 그의 이름을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런 활약에 심상철은 그 해 연승기록상과 2분기 MVP에 선정되며 최고 주가를 올렸다.

하지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2년 말 체력보강을 위해 자전거 훈련을 하던 중 낙차사고를 당했다. 오른쪽 어깨 인대가 파열되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2013년은 전복 등으로 인한 잦은 실격, 2014년에는 두 번의 플라잉(출반위반)으로 출전정지까지 당했다. 지난 2년간의 몰락으로 그는 ‘반짝 스타’로 추락했다.

올해는 초반 감각이 좋다. 과감한 플레이로 선수들을 주눅들게 할 만큼 예전의 실력이 보인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그는 다승 1위에 힘입어 상금 2위, 종합랭킹은 5위에 올라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정관계자는 “심상철은 신인 시절부터 선천적으로 경주 감각을 타고 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영리한 선수다. 그가 초반의 기세를 잘 살려 대상경주 등에서도 다시 한 번 정상에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채준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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