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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유한준, 올해도 '언성 히어로'는 계속된다

입력
2015.04.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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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언성 히어로(Unsung Heroㆍ소리 없는 영웅)’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된다.

넥센 유한준(34)은 팀의 3번 타자로 지난 시즌부터 야구 인생을 활짝 꽃 피웠다. 한 시즌 200안타를 친 서건창과 3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달성한 강정호의 그늘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는 빗나갔지만 음지에서 묵묵히 테이블세터와 박병호, 강정호의 연결 고리 역할을 했다. 염경엽(47) 넥센 감독은 유한준을 두고 “조연 역할을 잘 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올 시즌 역시 유한준은 붙박이 3번이다. 지난해 타율 3할1푼6리 20홈런 91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올해는 6일 현재 타율 3할4리 2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홈런 2개는 팀 승리에 영향을 미치는 알토란 같았다.

하지만 유한준의 대포 2방은 올해도 동료들의 결정적인 한방에 묻혔다. 지난달 28일 목동 한화전에서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홈런을 쳤으나 스포트라이트는 연장 12회 끝내기 홈런을 친 서건창에게 쏠렸다. 3일 SK전에서도 쐐기포를 터트렸으나 시즌 첫 홈런이자 백투백을 친 박병호가 주목을 받았다.

염경엽 감독은 “결정적인 상황에 묻히는 일이 잦지만 정말 팀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것이 바로 3번 타자의 역할이다. 사실 3번보다 4~6번에서 주연이 잘 나온다. 박병호와 강정호가 빛날 수 있었던 것은 유한준이 역할을 잘해줘 가능했다. 또 본인 성격 자체가 조연을 좋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유한준을 삼성 박한이와 비유했다. 그는 “박한이도 유한준과 마찬가지”라며 “항상 꾸준히 잘하는 선수이지만 꼭 박한이가 잘 하는 날은 최형우도 치고, 박석민도 친다. 요즘은 구자욱까지 치더라”고 웃어 보였다.

유한준은 전형적인 노력형 선수다. 2013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 중순까지 근육량을 늘려 몸무게를 10㎏ 찌웠다. 살이 잘 안 찌는 체질이지만 두 달 반 동안 하루 온종일 닭가슴살만 먹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힘을 쏟은 결과다. 근육량 증가와 함께 방망이 무게도 20g 늘려 장타력을 키웠다.

유한준은 또한 왼손 투수에 대한 약점을 완벽히 극복했다. 2010년만 하더라도 좌완 상대 타율이 2할5푼에 그쳤지만 2011년 3할2푼3리, 2012년 3할1푼7리, 2013년 2할8푼2리, 2014년 3할3푼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6할6푼7리로 잘 공략하고 있으며 홈런 2개는 모두 왼손 투수에게서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보통 오른손 타자가 왼손 투수를 상대로 잘 치는데 스윙 궤적에 따라 유독 약한 선수들도 있다”며 “(유)한준이도 궤적이 안 맞아 고전했는데 ‘아웃 앤 인 스윙’에서 ‘인 앤 아웃 스윙’으로 바꾸면서 왼손 투수에게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인의 약점을 잘 알고도 바꾸기 힘든데 한준이는 노력으로 이를 극복해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지섭기자 onion@sporbiz.co.kr 사진=넥센 유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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