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종차별 개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흑인 시위를 촉발한 미국 미주리주의 소도시 퍼거슨에 봄이 찾아올까.
인구 2만1,000명의 퍼거슨시는 7일 오전 6시부터 3명의 시의원을 새로 뽑는 투표를 시작한다. 총 8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선거에서 과연 흑인 시의원이 얼마나 탄생할지 미국 전역의 시선이 쏠린다.
6일 미국 언론의 내용을 종합하면, 퍼거슨시는 121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시의원을 2명 이상 동시에 보유할 가능성이 크다. 이곳에서 그간 시의원으로 뽑힌 흑인 정치인은 단 2명에 불과하다.
임기 3년인 퍼거슨 시의원은 현재 백인 시장 제임스 놀즈를 포함해 총 7명으로, 흑인은 드웨인 T 제임스 의원뿐이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3개 선거구에서 1명 또는 2명이 당선되면 시의회에서 흑인의 비율은 29% 또는 43%로 올라간다.
지난해 8월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이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면서 퍼거슨은 미국에 만연한 흑백 차별과 편파적인 성향을 띤 경찰 공권력에 저항하는 상징 도시가 됐다.
사건 발생 후 흑인이 시 인구의 70%를 차지하나 시 경찰 53명 중 3명만 흑인인 기묘한 현실, 흑백 경제 격차 등이 두드러지면서 인종차별을 낳은 퍼거슨의 구조적인 문제가 주목을 받았다.
4명의 후보가 난립한 1선거구가 가장 치열하고, 2·3 선거구에서는 2명씩 출마했다. 1선거구에서는 흑인 여성 엘라 존스, 에이드리언 호킨스 후보가 두 명의 백인 남성 후보와 경쟁 중이다. 브라운이 사망한 지역의 3선거구에서는 웨슬리 벨, 리 스미스 두 흑인 후보만 나서 결과에 상관 없이 흑인 시의원 배출지역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2선거구에서는 백인 후보 2명만이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브라운 사망 이래 약 500명이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규 유권자로 등록했다. 흑인 교회 목사들은 전날 부활절 예배에서 퍼거슨을 깨우려면 투표로 불합리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치적 무관심으로 유권자 등록 증가율은 종전보다 약 4% 오르는 데 그쳤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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