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사람의 뇌를 파먹는 ‘식인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시빌 마이스터씨는 6일 페이스북에 식인 아메바에 감염돼 사망한 딸의 사연을 올리고 초기 증상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딸 코랄 리프 마이스터 피어씨는 2013년 5월 애리조나주 하바수 호수에서 자유아메바 일종인 ‘발라무시아 만드릴라스’(Balamuthia Mandrillaris)에 감염돼 5개월 만에 숨졌다.
앞서 2007년에는 아론이라는 14세 소년이 하바수 호수에서 또 다른 아메바인 ‘파울러 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사망하는 등 최근 들어 식인 아메바에 감염된 사망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8월에는 루이지애나주 세인트존 뱁티스트 패리시에서 수돗물에 파울러 자유아메바가 소량 검출돼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미국에서 지난 50년간 자유아메바에 감염된 128명 가운데 12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이 단세포 생물은 강이나 호수에 번식하다가 코나 입을 통해 사람의 몸에 들어가 뇌나 척추로 침투한다. 자유아메바는 뇌에 들어가 뇌세포를 잡아먹어 뇌수막염을 일으키고 눈에 침투해 각막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뇌로 이동해가는 동안 계속해서 세포 조직을 먹어 치우면서 뇌 안에 정착한다.
감염 초기에는 목이 뻣뻣해지고 두통과 열병, 구토 등에 시달리다가 나중엔 뇌 손상으로 환각 증세와 행동이상, 마비 증세를 보인다. 한번 감염되면 치료약이 없고 치사율이 95% 이상인 데다 잠복 기간이 수주 또는 수개월 이다.
이들 아메바는 주로 호수와 온천, 더러운 수영장 등에서 서식한다. 특히 고온을 좋아해 기온이 높은 지역에서는 수상활동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미국 보건당국은 아직 식인 아메바의 감염 과정과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마이스터 씨는 “식인 아메바 감염의 초기 증상으로 두통, 목 경련, 메스꺼움, 구토, 피로, 미열, 발작,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난다”면서 ‘이 같은 증상이 발견되면 반드시 병원에 가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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