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나가겠다… MB도 나와야"
與 "뚜렷한 혐의 없어… 정치공세"
특위 기간 연장엔 사실상 합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국회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와 관련해 “증인으로 나가겠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출석을 압박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뚜렷한 혐의도 없는 전직 대통령을 부르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조특위 활동시한을 하루 앞두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제가 증인으로 나가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나온다고 한다”며 “좋다. 제가 나가겠다. 이 전 대통령도 나오십시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무성 대표는 “혐의가 없는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내세울 수 없다”며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려는 확실한 이유를 먼저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확실한)증거나 의혹이 있으면 몰라도 자원외교가 전반적으로 부실했다는 정도만 가지고 전직 대통령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밝혔다.
여야는 그 동안 한국석유공사ㆍ가스공사ㆍ광물자원공사 등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기로 했지만 증인채택 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빈손 특위’로 끝날 위기에 처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MB정부 자원외교 책임자 ‘5인방’의 증인 채택을 요구했고 새누리당은 이를 정치공세로 규정,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원외교 순방 업무를 총괄 수행한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하며 팽팽히 맞섰다. 이에 국조특위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문 대표가 ‘증인 출석’카드를 꺼내며 정치적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새누리당은 3개월 간의 국조특위 활동에도 불구하고 ‘MB 5인방’의 직접적인 비리 의혹을 제기할 만한‘결정적 한방’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로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새누리당도 MB정부의 자원외교가 무리한 투자였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실패한 정책’이지 ‘비리 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권성동 국조특위 여당 간사는 이날 “이번 국조는 소위 한 건을 터뜨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대통령이 무조건 투자하라고 명령하거나 종용했다는 증거가 있어야만 증인으로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국조특위 기간 연장에 사실상 합의했다. 하지만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정승임기자 cho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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