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고속함 등의 수주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STX그룹으로부터 7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구속기소된 정옥근(62) 전 해군참모총장이 “받은 돈은 뇌물이 아닌 광고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정 전 총장 측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엄상필)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STX 측의 요트앤컴퍼니 광고후원은 부산국제영화제 등과 연계된 정당한 계약이며, 정 총장의 지시로 맺은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요트앤컴퍼니는 정 전 총장의 아들이 대주주로 있으며, 2008년 10월 해군이 개최한 국제관함식 부대행사로 열린 요트대회 주관사였다. 당시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은 모두 7억 7,000만원을 광고비 명목으로 주관사를 후원했다. 검찰은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수주과정에서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정 전 총장이 아들 회사를 거쳐 뇌물을 챙긴 것으로 보고 지난달 그를 구속기소됐다.
이에 정 전 총장의 변호인은 금품수수는 인정하면서도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광고후원은 해군 시절 친분이 있던 윤연 당시 STX조선해양 사외이사가 주도했다”며 “후원금 역시 요트앤컴퍼니 법인이 받은 만큼 정 전 총장이 직접 받은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윤연 전 해군 작전사령관, 국제관함식 관계자, 요트앤컴퍼니 관계자 등을 법정에 세워 정 전 총장의 뇌물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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