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뒤 방한 위문공연 인연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강원 인제군은 ‘세기의 여배우’ 마릴린 먼로(1926~1962ㆍ본명 노마 진 모텐슨)의 공연 기념비를 건립한다고 6일 밝혔다.
기념비가 세워지는 곳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4년 2월 먼로의 위문공연이 펼쳐진 인제금 상동리 인제성당. 군은 가로 0.9m, 세로 0.7m 크기의 대리석에 당시 먼로의 공연 사진과 설명문이 담긴 표지석을 상반기 중 설치할 계획이다. 인제군은 “지역의 문화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이번 마릴린 먼로 인제공연 기념비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1954년 당시 먼로는 뉴욕 양키스 시절 메이저리그 연속경기 안타 신기록을 세웠던 야구스타 조 디마지오(1914~1999)와 결혼한 지 한달 만에 한국을 찾았다. 디마지오와 함께 일본에서 허니문을 즐기던 먼로가 “지금 한국에서 많은 병사가 고생을 하며 군복무를 하고 있다. 그들을 위해 한국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미군 장교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며 전격적으로 방문이 이뤄졌다.
그 동안 먼로가 대구 동촌비행장을 통해 입국해 4일간 머무르면서 대구와 동두천, 서울 등지 미군부대에서 위문공연을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지난 2011년 공연사진이 공개되면서 먼로가 최전방 접경지인 인제를 찾았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사진에는 까마득히 멀리 보이는 무대 위에 두 손을 모은 먼로의 모습이 담겨 있다. 먼로가 세기의 스타이기 때문에 근접 촬영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무대와 멀리 떨어진 병사들의 시선이 흐트러짐 없이 무대에 집중돼 있어 당시 먼로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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