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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에 일대일로 구상 제공한 '무관의 책사' 왕후닝 정치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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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에 일대일로 구상 제공한 '무관의 책사' 왕후닝 정치 전면에

입력
2015.04.0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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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로 부조장 맡으며 공개 행보

차기 지도부 구성에 영향줄 지 관심

매일 저녁 7시 중국 전역에선 ‘땡시 뉴스’가 시작된다. 관영 CCTV의 첫 소식은 항상 시진핑(習近平) 주석 관련 뉴스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땡전 뉴스’와 같다. 그런데 이 ‘땡시 뉴스’ 마지막엔 늘 시 주석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한 남자의 이름이 나온다. 바로 왕후닝(60ㆍ사진)이다.

그는 중국 권력의 핵심인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 1명이지만 뚜렷한 보직을 맡고 있지 않아 ‘무관(無冠)의 책사’로 불린다. 그는 당내 기구인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 통치 철학과 국가 전략을 제공했다. 노동자ㆍ농민뿐 아니라 자본가와 지식인도 공산당이 대변하겠다는 장 전 주석의 3개 대표론과 후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및 조화사회론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게 정설이다. 시 주석에게는 ‘중국의 꿈’과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해상 실크로드) 구상을 건넸다. 중국 최고의 두뇌, 현 시대의 제갈공명이란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주로 막후에서 눈에 띄지 않게 움직여 온 그가 최근 구체적 보직을 맡으며 중국 정치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싱가포르에서 발행되는 연합조보(聯合早報)는 최근 ‘일대일로건설공작영도소조’가 장가오리(張高麗) 국무원 부총리를 조장으로, 왕후닝 등 4명을 부조장으로 해 구성돼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도 이에 대해 그 동안 무대 뒤에 있었던 왕후닝이 전면에 나온 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3명의 부조장이 모두 국무원 부총리와 국무위원이란 점도 왕후닝이 이제 그림자 책사에서 탈피, 사실상 ‘국무’를 보게 됐다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앞으로 왕후닝의 공개행보가 가속화할 경우 중국 차기 지도부 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도 관심사다.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현 7명)은 통상 중앙정치국 위원 25명 가운데서 나오는데 왕후닝은 이미 중앙정치국 위원이다. 더구나 그는 비서실장인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과 함께 시 주석의 남자로 불린다. 그가 2017년 당 대회에서 연령 제한에 걸려 물러나야 하는 상무위원 5명의 자리를 채우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 주석은 이미 왕후닝에게 자신이 조장인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의 판공실 주임도 맡겼다.

왕후닝의 전공은 원래 정치다. 산둥(山東)성이 고향인 그는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 국제정치학 석사를 마친 뒤 29세였던 1984년 중국 최연소 부교수가 됐다. 95년부터 중앙정책연구실에서 일하며 중국 최고지도자의 ‘꾀주머니’ 지낭(智囊) 역할을 해 온 그가 화려한 정치인으로 변신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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