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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6연승하고도 아직 '배고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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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 6연승하고도 아직 '배고픈' 이유

입력
2015.04.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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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기태 감독(왼쪽)과 조계현 코치.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KIA 김기태 감독(왼쪽)과 조계현 코치. 임민환 기자 limm@sporbiz.co.kr

김기태(46) KIA 감독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를 앞두고 꼼꼼히 경기 자료를 들여다 봤다. 면도를 하지 않은 수염은 점점 더 자라 텁수룩해졌지만 승리의 기운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했다. 김 감독은 “질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몸을 가다듬고 있는 서재응, 김병현 등 베테랑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는 마음도 슬며시 드러냈다. 개막 5연승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온전한 전력을 갖춘 것이 아니라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보였다.

KIA가 12년 만의 개막 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초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날도 투타 조화를 앞세워 4-1로 승리했다. KIA가 개막 6연승을 달린 건 김성한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2003년 개막 8연승 이후 12년 만이다.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약체급으로 분류된 KIA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9전 전패를 당하며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듯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반전의 서막을 열더니 LG와 개막 2연전을 쓸어 담고 분위기를 탔다.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SK와 인천 3연전에서 1경기를 잡고 2경기는 우천 취소됐으며, 10구단 kt와 만나 시즌 첫 3연전 독식을 했다. 일정과 대진상 아직은 ‘변별력’이 없다는 평가도 있지만 김기태호의 트레이드마크인 ‘신구조화’와 몰라보게 달라진 응집력, 그리고 백업요원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 감독이 일찌감치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최희섭의 부활이 결정적이다. 지난 시즌 은퇴 기로에까지 섰던 최희섭은 김 감독과 의기투합해 방망이를 다시 잡은 뒤 벌써 홈런 3개를 몰아치며 2009년의 완벽했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이날도 2-1로 앞선 7회 1사 1ㆍ3루에서 중전안타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리는 등 시즌 6타점째를 기록했다. 주장 이범호도 전날 경기에서 현역 통산 최다인 11번째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멀티홈런’으로 활약했다. 돌아온 에이스 윤석민은 마무리로 백의종군해 이날까지 벌써 3세이브째를 따냈다. 한 번 찬스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응집력 또한 최근 수년간 KIA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되는 집안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도 이긴다. 당초 이날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임준혁이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을 호소해 대체 선발로 투입된 신인 문경찬은 5⅓이닝 4피안타 1볼넷 1실점의 호투로 데뷔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김기태 감독은 아직 배가 고프다. 약체로 지목된 것도 모자라 부상자까지 속출해 있는 와중에 거둔 6연승이다. 서재응과 김병현, 김진우 등 베테랑 투수들이 몸을 만들고 있고, 타선 역시 신종길이 복귀하면 더 강해진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김 감독이 바꿔 놓은 더그아웃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이범호는 “감독님이 어떤 야구 스타일인지 선수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며 나가는 선수들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다음 주 NC, 삼성과 6연전을 치르는데 여기에서 우리 팀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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