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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살아나니… 호랑이 무섭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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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초이 살아나니… 호랑이 무섭게 변했다

입력
2015.04.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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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12년 만에 개막 6연승

최희섭 시즌 6타점 올리며 맹활약

프로야구 최약체 평가 뒤집고 돌풍

최희섭(36ㆍKIA)이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의 경기 7회초 주자 1,3루에서 우전안타를 터뜨린 뒤 김태룡 1루 주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최희섭(36ㆍKIA)이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의 경기 7회초 주자 1,3루에서 우전안타를 터뜨린 뒤 김태룡 1루 주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김기태(46) KIA 감독은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를 앞두고 꼼꼼히 데이터를 들여다 봤다. 면도를 하지 않은 수염은 점점 더 자라 덥수룩해졌지만 ‘승리의 기운’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다. 김 감독은 “질 때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서재응, 김병현 등 베테랑 선수들의 복귀를 기다리는 마음도 슬며시 드러냈다. 개막 5연승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직 온전한 전력이 아니다라는 ‘낮은 자세’로 보였다.

KIA가 12년 만의 개막 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초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이날 kt를 4-1로 꺾고 KIA가 개막 6연승을 달린 건 김성한 감독이 지휘봉을 잡던 2003년 개막 8연승 이후 12년 만이다.

전문가들로부터 최약체급으로 분류된 KIA는 실제 오키나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9전 전패를 당하며 어두운 그림자를 던졌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반전의 서막을 열더니 LG와 개막 2연전을 쓸어 담고 분위기를 탔다. 우승 후보로 분류되는 SK와 인천 3연전에서 1경기를 잡고 2경기는 우천 취소됐으며, kt를 만나 시즌 첫 3연전 독식을 했다. 일정과 대진표상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김기태호의 트레이드마크인 ‘신구조화’와 몰라보게 달라진 응집력, 그리고 백업요원들의 기대 이상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김 감독이 일찌감치 키플레이어로 지목한 최희섭의 부활이 결정적이다. 지난 시즌 은퇴 기로에까지 섰던 최희섭은 김 감독과 의기투합해 방망이를 다시 잡았다. 벌써 홈런 3개를 몰아치며 2009년의 완벽했던 모습으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이날도 2-1로 앞선 7회 1사 1ㆍ3루에서 중전안타로 달아나는 타점을 올리는 등 시즌 6타점째를 올렸다. 주장 이범호도 전날 경기에서 현역 통산 최다인 11번째 그랜드슬램을 포함해 ‘멀티홈런’으로 활약했다. 돌아온 에이스 윤석민은 마무리로 백의종군해 이날까지 3세이브째다. 베테랑들이 앞에서 이끌자 최용규와 김다원 등 중참들이 돌아가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다원은 1회 2사 만루에서 선제 결승 2타점 좌월 2루타를 때리는 등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고, 9번 우익수 이호신도 8회 쐐기점을 올리는 2루타로 kt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응집력 또한 최근 수년간 KIA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되는 집안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해도 이긴다. 당초 이날 선발 등판 예정이었던 임준혁이 갑작스러운 허리 통증을 호소해 대체 선발로 투입된 신인 문경찬은 5.1이닝 4피안타 1볼넷 1실점의 호투로 데뷔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부상자까지 속출해 있는 와중에 거둔 6연승이다. 서재응과 김병현, 김진우 등 베테랑 투수들이 몸을 만들고 있고, 타선 역시 신종길이 복귀하면 더 강해진다.

이 모든 것들은 결국 김 감독이 바꿔 놓은 더그아웃 분위기에서 비롯된다. 이범호는 “감독님이 어떤 야구 스타일인지 선수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움직이며 나가는 선수들마다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기에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다음 주 NC, 삼성과 6연전을 치르는데 여기에서 우리 팀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편 잠실에서는 LG가 4-5로 패색이 짙은 9회말 이진영의 희생플라이로 동점에 성공한 뒤 정성훈이 삼성 마무리 임창용을 끝내기 좌전 안타로 두들겨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롯데 강민호는 부산 두산전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3방으로 8타점을 올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16-4 대승을 이끌었다. 창원에서는 NC가 한화를 9-2로 제압하고 2패 후 3연승을 올렸다. SK는 목동 넥센전에서 최정의 만루홈런과 3점홈런을 앞세워 넥센을 13-6으로 물리쳤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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