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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 위주 조림이 재해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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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엽수 위주 조림이 재해 부른다

입력
2015.04.0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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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만 전체 면적의 23%나 차지

송진 많고 뿌리 얕아 화재·태풍 취약

녹색연합 "활엽수 늘려 숲 다양성을"

침엽수 위주의 조림(造林) 정책으로 국내 산림이 병충해와 산불, 태풍에 취약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식목일인 5일 녹색연합은 “지난 30년 가까이 계속된 소나무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등 침엽수 위주의 조림 정책이 숲을 재해에 취약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산림청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1985년 전체 산림의 50.22%에 달하던 침엽수림은 2000년 42.22%, 2010년 40.52%까지 줄었으나 여전히 활엽수림ㆍ혼합림ㆍ죽림보다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2010년 기준 수종별 산림 면적은 침엽수 258만1,000㏊, 활엽수 171만9,000㏊, 혼합림 186만5,000㏊, 죽림 20만4,000㏊이다.

목재생산량과 소나무를 선호하는 국민 정서에 따른 획일적 조림 정책이 숲의 생물다양성을 해쳤고, 결과적으로 대규모 병충해 피해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 41%에 달하는 93곳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병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소나무 158만 그루가 죽었다. 이 병은 재선충이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말라 죽게 만드는 것으로 치유 방법이 없다. 2012년 환경부가 발표한 ‘한국의 생물다양성보고서’에 따르면 침엽수인 소나무는 국내 산림 면적의 23%를 차지해 단일수종으로는 가장 넓은 면적에 분포하고 있다.

침엽수는 송진 등 유지성분을 많이 품고 있어 침엽수 위주의 숲에서 화재가 나면 대형 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땅속 깊이 뿌리를 뻗는 활엽수와 달리 침엽수 뿌리는 지면에서 수평으로 뿌리를 내기 때문에 태풍과 집중강우에 취약하다. 그만큼 산사태 또한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지난해 발표한 5차 보고서에서 국내 평균 강수량이 매년 1.79㎜씩, 90년간 총 161㎜ 늘어날 것으로 내다봐 향후 산사태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결국 산림생태계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활엽수림의 비율을 높이는 등 국가조림정책 방향이 조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해 대응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활엽수림을 늘려 산림다양성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제선 녹색연합 자연생태팀 백두대간팀장은 “단위 면적당 목재생산량이 많은 잣나무 낙엽송 등 침엽수 위주의 조림사업은 산림 구성의 획일화를 낳았다”며 “활엽수와 침엽수 비율이 7대 3 정도일 때 숲이 안정적인 만큼 산림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조림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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