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kt와 KIA의 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개막 5연승의 KIA와 6연패의 kt 분위기는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지만 팀 사정상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조범현 kt 감독은 누구보다 첫 승이 간절하지만 경험이 일천한 선수들에게 질책보다는 따뜻한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던 고졸 신인 김태훈을 보자 “오늘 자신 있어? 네 마음대로 쳐 봐”라고 말했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전격 선발 출전시킨 것이다. 조 감독은 “어제 경기는 패했지만 김태훈이 공격적으로 스윙하는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좌타자인 김태훈은 전날 9회 말 2사에서 대타로 프로 데뷔 첫 타석에 나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그것도 KIA의 왼손 불펜 심동섭을 상대로 한 타격이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선수층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데다 주포 장성호까지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조 감독은 장기적인 포석으로 올 시즌 밑그림을 그려 가고 있는 것이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은 김태훈은 “배팅 훈련을 많이 했다. 떨리지는 않고 컨디션이 좋다”고 신인답지 않은 당당함도 보였다.
조 감독의 믿음에 자신감을 얻은 김태훈은 1회 첫 타석에서 KIA 선발 문경찬을 우전안타로 공략한 뒤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하는 센스까지 과시했다. 비록 득점엔 실패했지만 김태훈 카드를 꺼내 든 조 감독은 벤치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수원=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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