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에 챔피언결정전 4연승… 양동근 세번째 플레이오프 MVP
유재학(52) 울산 모비스 감독은 원주 동부와의 2014~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을 4연승으로 ‘싱겁게’ 끝낸 뒤 “사실 올해 우승이 가장 감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유 감독의 말처럼 모비스가 1, 2차전 낙승을 거두면서 이미 승부보다는 모비스가 새로 쓸 각종 기록에 관심이 더 쏠렸다.
모비스는 4일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 4차전에서 81-7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를 4전승으로 마무리, 프로농구 사상 첫 통합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챔프전 우승은 올해 모비스 외에 대전 현대가 1997~98, 1998~99시즌에 한 번씩 한 게 전부였다. 프로야구에서는 삼성이 지난 시즌까지 통합 4연패, 프로배구는 삼성화재의 7연패,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신한은행이 6연패를 달성한 적 있지만 유독 남자프로농구에서는 절대 강자가 없었다. 미 프로농구(NBA)에서도 3연패는 보스턴 셀틱스(8연패), 시카고 불스(3연패ㆍ2회), LA 레이커스(3연패) 등 세 팀만이 가지고 있는 대기록이다. 또 모비스는 이번 우승으로 챔프전 통산 6번째 정상에 올라 공동1위 전주KCC를 따돌리고 이 부문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NBA 6회 이상 우승 팀 역시 보스턴(17회), LA 레이커스(16회), 시카고 불스(6회) 등 세 팀뿐이다.
모비스 외에 KCC가 전신인 현대 시절을 포함해 5차례 챔프전을 제패했다. 이 가운데 정규리그와 챔프전을 석권한 통합우승은 1997, 2006~07, 2009~10시즌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프로농구 최고의 명장임을 재확인한 유 감독도 5번째 챔프전 우승을 일궈내 역시 이 부문 최다를 기록했고 양동근(34)은 선수로서 5번째 정상에 올라 추승균 전주 KCC 감독대행과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양동근은 기자단 투표 결과 총 투표수 64표 가운데 60표를 얻어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양동근이 플레이오프 MVP가 된 것은 2006~07시즌과 2012~13시즌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금까지 플레이오프 MVP에 2회 이상 선정된 선수는 양동근 외에 김주성(2회ㆍ동부)이 있었으나 3차례 수상은 양동근이 처음이다. 양동근은 34세의 나이에도 올시즌 정규리그 54경기에 개근하는 강철체력으로 최장 시간(평균34분56초) 출장기록도 썼다.
유 감독은 우승 후 “내년에는 지금과는 다른 농구를 새로 준비할 것”이라면서 “지도자로서 목표는 특별한 것은 없고 농구 인기가 올라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러려면 역시 감독이나 코치, 선수가 재미있는 농구를 만들어내는 연구를 많이 해야 할 것”이라고 숙제를 던졌다.
한편 올시즌 프로농구는 다양한 기록들도 쏟아냈다. 주희정(SK)이 정규리그 900경기에 출전했고 김주성(동부)은 조니 맥도웰(은퇴)의 정규리그 통산 리바운드 3,829개를 추월해 이 부문 2위(3,959개)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는 서장훈의 5,235개다. 김주성은 챔프전 통산 득점에서 사상 최초로 600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해 12월 전자랜드에 46-100으로 져 역대 최다 점수 차(54점)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관중 수는 줄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18만450명에서 올해 104만3,505명으로 10% 이상 감소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관계자는 “구단들이 공짜 표를 줄이면서 관중 수는 감소했지만 입장료 수익을 유료 관중 수로 나눈 ‘객단가’는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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