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저우에 1조 투자 연 30만대 생산, 한중 정상 경제외교 결실 맺어
"충징 공장도 짓고 3공장 증설해 2018년까지 연 270만대 생산 체제"
현대자동차가 날로 커지고 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에 네 번째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는 3일 중국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시에서 중국 제4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현대차는 이곳 경제개발구 192만㎡ 부지 위에 2018년까지 약 1조원 안팎의 자금을 투자해 연간 30만대 규모의 친환경 스마트 공장을 세운다. 이날 기공식엔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와 저우번순(周本順) 허베이성 서기, 짱칭웨이(張慶偉) 허베이성 성장, 장제후이(張杰輝) 허베이성 부성장, 장궁(張工) 베이징시 부시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쉬허이(徐和誼) 베이징현대차 동사장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창저우는 베이징(北京)에서 남동쪽으로 200㎞, 톈진(天津)에서 남쪽으로 100㎞ 떨어진 곳으로, 중국의 신 수도권 통합 발전 전략인 ‘징진지(京津冀) 개발’의 핵심 지역이다. 징진지 개발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적극적 주도 아래 추진되는 지역발전 계획이다.
현대차는 중국 정부의 정책 등을 감안해 창저우에 제4공장을 짓게 됐다. 시 주석이 지난해 7월 방한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과 현대차의 신규 공장 건설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양국 정상은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이날 기공식 행사장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징진지를 들어 올려, 새로운 청사진을 열자’란 현수막이 크게 내 걸렸다.
정 부회장도 인사말을 통해 “중국의 신 수도권 통합 발전 전략에 따라 앞으로 중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이 곳에 창저우 공장을 설립하게 돼 기쁘다”며 “중국측과 함께 이뤄 온 ‘현대 속도’와 ‘현대 기적’을 앞으로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인재양성과 사회공헌에도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중국에서 연간 195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한 현대ㆍ기아차가 중국 생산 규모를 계속 확대하는 것은 세계 시장에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기 때문이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무려 2,350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2,000여만대인 우리나라 총 자동차 등록대수보다도 많은 규모다. 더군다나 중국 자동차 시장의 총수요는 2020년 3,500만대에 육박할 것이란 게 중국 국가정보센터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세계적 자동차 업체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최대 자동차 판매 업체 폴크스바겐은 2018년까지 182억유로를 투자해 50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GM도 2017년까지 120억달러를 투자해 생산규모를 290만대까지 확장한다. 현대ㆍ기아차는 이번 창저우공장과 충칭(重慶) 공장 건설, 기아차 둥펑 위에다 3공장 증설 등을 통해 2018년까지 27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현대ㆍ기아차는 2018년 해외에서 생산하게 될 총 554만대 중 절반(49%)을 중국에서 생산하게 된다. 해외 생산 2대중 1대는 중국 공장에서 나온다는 이야기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신규 공장 건설로 동반진출한 협력업체들의 매출과 이익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에 121개의 1차 협력사를 비롯 모두 417개 부품업체들이 현대ㆍ기아차와 함께 진출해 있다. 협력사들은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저우(허베이)=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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