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못내 쫓겨날 처지된 50대, 불 지르고 자해 사망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처지가 된 50대 남성이 자신의 방에 불을 지르고 자해를 시도하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0분쯤 영등포구 신길동 한 주택 골목에서 세입자 한모(5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한씨는 두개골이 깨져 이미 숨진 상태였고 복부에는 자상 흔적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한씨는 월세 25만원을 다섯달째 내지 못해 집주인에게 집을 비우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전날인 2일에도 집주인이 “나가달라”고 요구했지만 한씨는 “비가 오니 내일 나가겠다”며 하루 말미를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집주인은 이날 오후 2시15분쯤 한씨를 찾아와 재차 퇴거를 요구했고, 한씨는 “옷만 갈아입고 나가겠다”며 집에 들어갔다.
20분이 지나도 한씨가 나오지 않자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집주인이 강제로 한씨의 방문을 열었을 때 방은 온통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불은 10분만에 꺼졌지만 한씨는 자신이 세 살던 건물이 아닌 인근 건물 사이 골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가 방에 불을 지른 뒤 3층짜리 옆 건물로 이동하던 중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흉기로 자해를 시도한 뒤 옥상에서 자살을 선택한 것인지 실족한 것인지는 부검을 통해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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