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희섭(36)은 올 시즌 개막 전 “팀에 갚아야 할 빚이 있다”고 했다. 최희섭은 타율 3할8리 33홈런 100타점으로 팀 우승을 이끌었던 2009년 정점을 찍고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년 9월 왼 무릎 수술을 받은 뒤에는 1년 넘게 재활 훈련만 했다.
잊혀진 거포가 된 최희섭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46) 감독을 만나고 나서 그 동안 잃어버렸던 의욕을 되찾았다. 김 감독은 올해 ‘키 플레이어’로 입이 닳도록 최희섭을 지목하며 그의 부활을 응원했다. 최희섭은 지난해 11월 자원 참가한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훈련부터 오키나와 전지훈련까지 모두 완주했다.
야구를 향한 간절함이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그 타자의 존재감을 다시 알렸다. 최희섭은 3일 수원 kt전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시즌 2, 3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2회 첫 타석에서 선제 솔로포를 터트린 데 이어 8회 네 번째 타석에서 쐐기 2점 아치를 그렸다. 최희섭이 한 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친 것은 2013년 5월4일 목동 넥센전 이후 699일 만이다.
KIA 왼손 에이스 양현종은 7이닝 5피안타 7삼진 무실점 피칭으로 시즌 첫 승을 수확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7㎞를 찍었고, 총 투구 수는 104개였다. kt를 5-0으로 꺾고 개막 4연승 휘파람을 분 KIA는 단독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반면 개막 후 5경기를 내리 진 kt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목동에서는 넥센이 모처럼 화끈하게 방망이를 휘둘러 SK를 14-3으로 따돌렸다. 넥센은 2승2패로 승률 5할을 맞췄고, 삼성의 통합 5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로 꼽히는 SK는 1승3패로 주춤했다. 6이닝을 2안타 3볼넷 9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은 앤디 밴헤켄은 SK 트래비스 밴와트와의 에이스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시즌 첫 승을 챙겼다. 넥센 4번 타자 박병호는 6회말 1사에서 SK 두 번째 투수 고효준의 초구 직구(141㎞)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마수걸이 솔로 아치를 그렸다. 비거리는 120m.
잠실에서는 삼성이 연장 10회초에 터진 박한이의 결승타로 LG를 7-3으로 눌렀다. 롯데는 부산에서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8이닝 무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두산을 5-0으로 제압했다.
김성근(73) 한화 감독과 김경문(57) NC 감독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경기에서는 NC가 11-6으로 승리했다. 둘은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SK와 두산을 이끌고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경험이 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