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의 호주 성매매 여성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facesofprostitution’(매춘부의 얼굴)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밝게 웃는 얼굴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이유는 “우리는 구원의 대상이 아니다”라 항의 표시다.
BBC는 3일 이 온라인 항의가 21세 대학생 성매매 여성 틸리 롤리스로부터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호주 잡지 ‘맘마미아’가 지난달 27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기사에서 성매매 여성들이 “끔찍한 비극” 속에서 살고 있다고 묘사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당당하게 웃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그 후 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큰 반향이 일어났고, 현재 ‘맘마미아’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해당 기사의 본문을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문제의 기사는 성매매 여성이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을 담은 줄리아 로버츠 주연 영화 ‘귀여운 여인’(1990)의 개봉 25주년을 맞이해 작성됐다. ‘귀여운 여인이 정말 매춘부에게 영광을 가져다 주나?, 가혹한 실상’이라는 제목을 단 이 기사는 영화 속 비비안의 모습과 실제 성매매 여성의 사진을 찍은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을 대조해 보여주면서 “영화가 보여주는 주인공 여성의 모습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환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사에는 “이 영화가 2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순진한 여성들을 학대와 정신적 고통, 그리고 노예상태로 잘못 인도하였는가” “실제 성매매의 실상은 훨씬 추하다”는 등의 문장이 등장한다.
항의에 참여한 한 여성은 BBC와 인터뷰에서 성적으로 착취당한 동유럽 여성의 사진을 사용한 점이 가장 반감이 드는 지점이라며 “그것은 우리의 얼굴이 아니다” “해당 기사는 왜곡된 이미지로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틸리 롤리스도 “성매매 여성들을 잘못 일반화”한 것에 가장 분노했다며, 자신들에 대한 부당한 억압에 맞서 목소리를 대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맘마미아’ 여기자 라일라 미켈웨이트는 항의 여성들이 “극히 일부의 특권을 누리는 성매매 여성”에 불과하며, 그들의 즐거운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다 한들 실상이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