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수출 재개엔 1년 소요
셰일오일 생산 줄어 50弗선 유지할 듯
이란 핵 협상 타결이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바로 유가다. 50달러 대를 유지하며 점진적 회복이 예상되던 국제유가는 뜻하지 대형 변수로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이란의 공급량이 국제 원유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단기적 유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당장 2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50달러선이 붕괴돼 49.14달러에 마감했고, 북해산 브렌트유도 2달러 이상 떨어졌다.
이란이 원유수출 금지 조치를 당하기 전의 생산력을 회복하면 가뜩이나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국제원유시장에 추가로 하루 100만배럴 이상을 더 내놓을 수 있다. 이란은 협상 타결 직후 “국제원유시장의 참가자가 될 것”이라고 선언해 사실상 유가 하락을 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이란의 복귀에 자극 받은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라크 등 다른 중동 국가들도 공급을 늘릴 수 있어 가격 하락을 더 부채질하게 된다. 특히 사우디는 미국 셰일오일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려 하는 만큼 당분간 대규모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란이 가세하면서 원유시장은 생산자보다 구매자 우위의 기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며 “한국을 비롯한 원유수입국들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의 장기 전망은 하락세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유가가 이란의 영향으로 잠시 50달러 아래로 떨어질 수 있지만 결국 현재처럼 50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말 40달러 붕괴 직전까지 떨어졌다가 기복은 있었지만 완만하게 상승해왔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됐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러 원유수출이 재개되기까지 1년 정도 걸리는 만큼 이란 변수가 곧바로 가격에 반영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미국 셰일오일 생산량이 경쟁력 약화로 현저하게 감축되면서 유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점도 변수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가의 상승 모멘텀이 꺾일 수 있겠지만 30달러 수준으로 급락하거나 지난해처럼 완전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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