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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ㆍ정유ㆍ車업계 '이란 특수'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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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ㆍ정유ㆍ車업계 '이란 특수' 기대

입력
2015.04.0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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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매장량 4위ㆍ천연가스 2위 등

성장잠재력 커 제재 해제 땐 혜택

장장 12년을 끌어온 이란 핵협상이 잠정 타결되면서 ‘이란 특수’를 잡으려는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란은 원유 매장량 4위, 천연가스 매장량 2위의 자원대국인 동시에 인구 8,000만명을 기반으로 한 잠재 소비력을 갖춘 나라. 이란 정부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뒤쳐졌던 경제의 재건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국내 산업계도 상당한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고무된 건 건설업계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지난해 중동에서 따낸 일감은 해외 시장 전체의 절반(47.5%ㆍ313억5,000만달러)에 육박했지만, 이란에선 고작 949만7,000달러(0.03%)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수익성이 좋은 대형 산업설비(플랜트)가 아니라 한국 홍보관을 위한 일회성 부스 설치 등이 전부였다. 강도 높은 경제 제재로 최근 5~6년간 우리나라가 이란에서 따낸 신규 수주는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실장은 “국내 건설 수주 기준으로 이란은 2000년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비아, 이라크에 이은 4위 규모의 시장이었는데 경제제재 이후 8위로 밀렸다”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기술력도 좋은데다 이란에서 평판이 좋아 수주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0년 미국의 ‘포괄적 이란 제재법’의 적용을 받아 전년도에 13억9,000달러 짜리 대형 플랜트 공사(사우스파 가스개발사업 6~8단계 탈황 및 유황 회수설비 공사)를 따내고도 전부 포기해야 했던 GS건설의 의지가 강하다. GS건설 관계자는 “경제제재가 풀리면 해당 사업을 재추진하고 다른 사업도 적극적으로 수주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의 사업 경험이 있는 대림산업과 현대건설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역시 수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정 불안 등의 이유로 최근 3년간 수출을 중단했던 현대ㆍ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이란 자동차 시장이 비교적 작아 전체 물량에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수출이 재개되면 장기적으로 중동지역 판매량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역시 중동에서 스마트폰, TV, 세탁기, 냉장고를 비롯한 전자제품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잠재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유업계도 이란 핵 협상 타결을 호재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란산 원유를 전체 수입물량의 10% 안팎으로 수입해오다 2012년 제재 이후 매년 수입물량을 감축했지만 실질적인 제재가 완화하면 이란산 석유도입을 점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다만, 유가 하락은 정유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란의 경제제재가 풀리게 되면 이란과의 교역이 크게 늘어나면서 외환 및 결제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이다.

한국무역협회는 “대 이란 수출이 확대돼 이란을 통한 제2의 중동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핵협상 잠정 타결이 이란 경제제재의 해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경제제재가 해제될 때까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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