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방법·조종실 문 구조 등
부기장 사고 전 인터넷 검색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저먼 윙스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비행기록 장치(FDR)와 승객들의 소지품들이 다수 발견됐다. 이에 따라 부기장이 고의 추락시킨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사고의 원인과 정황이 더 정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를 조사중인 프랑스 브리스 로뱅 검사는 2일(현지시간) “이미 수 차례 수색이 이뤄졌던 협곡에서 20㎝ 깊이로 묻혀 있는 FDR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고기 블랙박스 두 개 가운데 조종석 음성녹음장치는 앞서 발견됐으나 비행기록장치는 이날까지 찾지 못한 상태였다. 로뱅 검사는 비행기록장치가 불에 타 "완전히 검게 그을렸다"면서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비행기록 장치는 다국적 항공방위산업체 BAE로 옮겨져 해독 작업을 거치게 된다.
기존 조종석 음성녹음장치 분석을 통해 ‘안드레아스 루비츠 부기장의 고의 추락 가능성’을 제기한 프랑스 검찰은 이번 발견을 통해 이 사건의 단서를 더욱 보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로뱅 검사는 또 “잔해 속에서 150개의 유전자(DNA) 세트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고기 탑승자 수와 같은 수의 DNA 세트를 확보한 것이 모든 희생자를 찾아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희생자 DNA와 일치하는 것이 나오면 즉시 가족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장에서는 42대의 휴대전화 등 470점의 소지품이 발견돼 사고 원인 조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로뱅 검사는 그러나 “휴대 전화의 경우 손상도가 심해 이를 통해 정보를 분석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루비츠 부기장이 사고 전 자살 방법 및 조종실 문의 구조와 보안 체계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루비츠 부기장의 주변을 조사중인 독일 뒤셀도르프 검찰은 “루비츠 부기장의 아파트에서 태블릿 컴퓨터를 찾아내 지난달 16일~23일치 검색 기록을 되살려 본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루비츠 부기장은 특히 ‘자살을 통해 세상에 나를 알릴 수 있는 방법’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조사결과는 루비츠의 고의 추락 가능성을 상당히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일간 ‘빌트’는 “루비츠가 의사들과 상담을 하면서 ‘병가를 내고 비행기 조종을 쉬고 있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한 의혹이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루비츠 부기장이 타고 있던 저먼윙스 9525편 여객기는 지난달 24일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독일 뒤셀도르프로 가던 중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 지역 3만8,000피트 상공에서 8분 만에 추락,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