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프로농구 챔프 4차전
동부 "수비 안돼 고민 많다"
울산 모비스가 사상 첫 3년 연속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리는 2014~15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이기면 프로농구 역사를 새롭게 쓴다.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되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4차전마저 모비스가 집어 삼켜 올 챔피언결정전은 싱겁게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기록으로도 역대 챔프전에서 1,2,3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100%(2/2)나 된다.
반면 동부 선수들은 사실상 자포자기 분위기다. 전자랜드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체력이 이미 방전됐다는 이유에서다. 주전들의 평균 연령이 높은 동부는 하루 휴식 후 연달아 벌어지는 단기전을 위해 적절한 체력 안배가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전자랜드가 너무 셌고, 김영만 동부 감독은 경기 내내 모든 전력을 쏟아 부을 수밖에 없었다.
김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부족함을 느낀다. 상대 약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분위기를 전환하는 게 아직 잘 되지 않는다”며 냉정하게 자신을 평가했다. 김 감독은 “단기전 기선제압을 위해 4강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선수들을 무리하게 뛰게 해야 하는 것인지, 체력을 조절해줘야 하는 건지 처음이라 잘 몰랐다”며 “경기하면서 경험하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이충희 감독 사퇴 후 감독대행으로 올라선 김 감독은 시즌 후인 같은 해 4월 정식 사령탑이 됐다. 평소 미국프로농구(NBA)까지 챙겨봐 공부하는 지도자로 주목 받은 그는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올려놓아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 상대가 하필이면 ‘만수’ 유재학 감독이다. 김 감독은 “큰 경험이 많다 보니 유 감독은 보는 눈이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유 감독 밑에는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까지 있다. 양동근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한결 같은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1차전에서 36분31초 동안 18점, 2차전 35분2초 동안 17점, 3차전에서도 35분43초 동안 23점을 올렸다. 동부 선수들의 발은 무뎌져만 가는데 양동근의 체력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특히 양동근은 1차전 3ㆍ4쿼터에 8점, 2차전 3쿼터에 7점, 3차전 4쿼터에 13점을 몰아넣는 등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동부는 양동근을 막기 위해 허웅 두경민 박병우 박지현 안재욱 등을 번갈아 마크맨으로 기용하고 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김 감독은 “양동근의 득점은 리카르도 라틀리프나 함지훈의 스크린을 통해 나온다. 그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알고 있는데 워낙 움직임이 좋고 빠르다 보니 우리 선수들이 따라가지 못한다”며 “지역 방어를 해도 잘 안 통한다. 양동근 수비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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