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레몬 한 조각과 굴 네 개, 반 잔의 와인, 꼬불거리는 이파리가 아직 줄기에 몇 개 붙어 있는 청포도 한 송이의 빛 속을 걷고 있다.” 미국 시인 마크 도티의 이 문장을 읽으며 군침이 돌지 않는 사람은 거식증 환자밖에 없을 것이다. 맛은 예술의 근본적 속성인 재현이 불가능한 유일한 감각이어서 예술은 유사 이래 맛을 묘사하고자 하는 욕망을 포기해본 적이 없다.
‘고흐의 수프부터 피카소의 디저트까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현대 회화와 문학 작품 속에 나타난 음식 이야기를 담았다. 예술가들이 사랑한 음식과 그 음식이 작품 속에 재현된 방식 및 에피소드를 방대한 자료에 근거해 풀어가며, 각 장의 마지막 페이지에 실제 레시피까지 곁들였다. 디자인하우스ㆍ340쪽ㆍ1만8,000원.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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