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2일 서울리빙디자인페어 2015의 부대행사로 열린 ‘리빙트렌드세미나’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이케아였다. 인테리어 디자인 매니저인 안톤 허크리스(사진)가 ‘홈 퍼니싱,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입다’를 주제로 무대에 올라 한국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이케아 광명점의 쇼룸을 소개했다. 자녀의 학습과 교육에 관심이 크다, 양가 부모의 체류가 빈번하다, 소파나 의자 등 입식문화를 위한 가구가 구비되어 있음에도 바닥에 앉아 생활하는 좌식문화가 여전하다는 점 등을 고려한 가구들을 볼 수 있다.
한국 가정을 위한 솔루션의 핵심은 자녀와 수납. 아이가 있는 가정은 문만 열고 들어서도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알록달록한 원색의 아동가구가 거실을 장악하고 있었다. 초록색 미끄럼틀에 뽀로로 놀이매트가 모던한 디자인의 월넛가구와 병렬하고 있는 총체적 난국. “정신 산란해서 못 살겠다”면서도 “자녀가 대학에 간 이후에나 인테리어를 바꿔보겠다”는 한국 부모들을 위해 이케아는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와 어우러지는 차분한 색감의 어린이 가구들을 많이 배치했다.

아이들에게 공부를 많이 시키고, 학습 현장에 동참하기를 원하는 부모가 많다는 것도 한국적 특징으로 파악됐다. “우리 집에는 TV가 없다”고 말해도 믿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TV를 가려주는 가림막 책장 도어, 서재로 꾸민 거실이나 자녀의 공부방에 배치된 부모용 안락의자와 소파 등은 그래서 나왔다. 평소에는 수납 공간으로 쓰는 방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시면 주무실 수 있도록 간이침대를 놓은 쇼룸도 한국식 가족문화를 반영한 것이다.
거실이 유독 넓고 모든 가구를 거실 벽을 따라 붙여놓는 배치는 전형적인 한국식 인테리어다. 많은 주부들이 거실 한가운데를 넓게 비워두고도 수납 공간의 부족을 고민한다. 허크리스 디자인 매니저는 “소파를 거실 가운데로 배치하는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며 “소파 뒷면에 수납장을 등지게 붙여놓으면 자연스런 공간 분할뿐 아니라 수납 고민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퀴 달린 커피테이블이 쇼룸에 많이 보이는 것은 김장 등 거실 바닥에 앉아 하는 활동이 많은 만큼 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다.
신규시장 조사를 위해 해당 국가의 가정방문을 주요 전략으로 삼는 이케아는 광명시를 모델로 택해 한국인의 생활문화를 관찰했고, 이렇게 해서 파악된 한국적 특징을 광명점 65개 쇼룸에 반영했다.
박선영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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