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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참 이재우가 젊은 투수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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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참 이재우가 젊은 투수들에게 던진 메시지는?

입력
2015.04.0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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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재우/2015-03-26(한국스포츠경제)
두산 이재우/2015-03-26(한국스포츠경제)
두산 이재우/2015-03-26(한국스포츠경제)
두산 이재우/2015-03-26(한국스포츠경제)

과욕필망(過慾必亡). 욕심이 지나치면 안 되는 법이다.

두산과 한화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이 열린 2일 대전구장. 두산은 5회말까지 무려 10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선발 진야곱이 6개, 두 번째 투수 이원재와 장민익도 2개씩의 볼넷을 내줬다. 두산 마운드는 6회말 베테랑 이재우가 등판하자 그제서야 안정됐다. 8회말 나온 이현호도 2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꿋꿋이 정면 승부를 펼치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3연승을 달린 두산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간 마운드가 상승세의 원동력이었다. 3월28~29일 잠실 NC전, 1일 대전 한화전에서 총 8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위기를 최소화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투수는 도망 다니면 안 된다. 타자와 적극적으로 붙어야 한다”며 연승 기간 보인 투수들의 공격적인 투구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현승 대신 5선발 임무를 맡은 진야곱은 그러지 못했다. 4회에만 3볼넷 1안타로 1실점했고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이원재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원재도 첫 타자 송광민을 바깥쪽 변화구로 삼진 처리하고 주먹을 불끈 쥐는 듯 했지만, 2번 이용규와 4번 김태균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주고 강판됐다.

진야곱은 직구가 148㎞까지 찍힐 만큼 힘이 있었다. 주무기 슬라이더 각도 예리해 한화 왼손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그러나 갑자기 흔들린 제구가 문제였다.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고도 너무 어렵게 승부하려 했다는 평가도 구단 내에서 나왔다. 뒤이어 나온 이원재의 투구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리그 정상급 타자 이용규, 김태균을 만나 힘만 잔뜩 들어갔다. 그가 던진 공은 홈플레이트 근처에 도달하기 전부터 볼인 게 드러났다. 한화 타자들이 방망이를 낼 이유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두산은 내ㆍ외야에 빼어난 수비력을 자랑하는 야수들이 많은 팀이다. 첫 등판에서 승리 투수가 된 장원준의 소감도 “왜 두산 수비가 강한지 실감할 수 있었다”였다. 결국 두산 투수들은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를 등에 업고 공을 던지는 유리한 조건에 놓여 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지나치게 코너워크에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김 감독도 경기 전 비슷한 얘기를 했다. 그는 “어제(1일) 나온 함덕주(0이닝 1안타 1볼넷)가 양쪽 코너에 낮게 낮게, 너무 완벽하게만 던지려고 했다. 점수 차를 고려한다면 굳이 그렇게까지 어렵게 승부할 필요가 있었을까”라며 “오늘 선발 진야곱도 마찬가지다. 공격적인 투구를 한다면 밀고 가겠지만, 반대의 경우엔 바로 마운드에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재우의 투구는 너무나 완벽했다. 연이틀 중간 투수로 등판해 1일 1.2이닝 2탈삼진 무실점, 2일에도 2이닝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 했다. 피안타는 없었다. 사실 이재우는 시범경기에서 부진해 개막 엔트리에 들 수 있을지도 불안했지만, 정규시즌 들어 180도 달라졌다. 공 끝에 힘이 있는 데다 타자에게 끌려 다니지 않아 김 감독이 “이렇게까지 잘 던질 줄은 몰랐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후배들은 이재우의 피칭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10명의 타자에게 뽑아낸 7개의 삼진이 아닌, 10명의 타자와 싸워나간 방식이다. 투수는 자기 자신과 싸울 필요가 없다. 이재우처럼 ‘칠 테면 쳐봐’라고 던지는 배짱이 우선이다. 김 감독이 요즘 가장 강조하는 말 중 하나도 “생각들이 너무 많다. 야구는 의외로 단순하게 마음 먹어야 잘 할수 있다”는 것이다.

함태수기자 hts7@spo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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