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 미 하원 대표단을 만나 “위안부 피해자들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임을 감안할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펠로시 원내대표는 여성인권 차원에서 문제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펠로시 원내대표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에 펠로시 원내대표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한다”고 밝힌 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2007년 7월 하원의장 시절 마이클 혼다 의원이 주도한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펠로시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은 오는 29일 미 상ㆍ하원 합동연설을 앞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과거사 문제에서 성의를 보여줄 것을 간접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펠로시 원내대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위안부 결의안 통과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이었고 공화당인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점을 들어 “강한 초당적 지지를 받았다”면서 “이른바 위안부로 불린 많은 희생자의 자손들은 여전히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아베 총리가 미 의회 연설에서 올바른 역사인식과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보여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어떤 형식으로든 사과하길 희망한다”면서도 “그것(사과 장소)이 (미국) 의회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듣고 싶어하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강조했지만 “아베 총리가 그것을 연설에서 말할지 말지는 내가 말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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