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관료와 연하 유부남 의원
상관 사임한 날 길거리 키스 발칵
일본 정치권이 여성 의원 및 공직자의 불륜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모의 젊은 의원이 유부남 남성비서와 본회의를 결석한 뒤 여행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사별한 남편에게 지역구를 물려받은 차관급 공직자가 연하의 남성의원과 ‘길거리 키스’장면이 포착돼 물의를 빚었다.
2일 일본 정가를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은 ‘유신의 당’인기에 한 몫 해온 우에니시 사유리(上西小百合ㆍ31ㆍ비례대표) 중의원. 지난달 13일 급성장염 진단서를 제출하고 중의원 본회의에 결석한 뒤 14일과 15일 처자식이 있는 남자비서와 교토(京都)로 여행을 떠났다는 의혹이 주간지에 게재됐다. ‘비주얼계 아이돌 의원’으로 불리는 그녀는 본회의 전날 밤엔 다른 당 의원과 여러 곳에서 술을 마셨다고 한다. 이후 출신지역인 오사카(大阪)로 향했다. 유신의당 최고고문인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은 당의 관련조사를 보고받고 격노했다. 그는 이날 “본회의를 결석하며 건강을 회복한 후에 개인적인 여행을 떠난 것을 유권자가 납득할 수 있나. 사회인으로서 실격이고 언어도단”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방송은 아침부터 우에니시 의원이 카메라를 들이대는 취재진을 황급히 피하는 장면을 반복해 방송하며 관심을 끌어 올리려 했다. 우에니시 의원은 결국 오후 “국민에 심려를 끼쳤다”고 사과했다. 그는 “예산심의의 중요성을 알지만 구토와 복통, 발열로 표결에 참석할 형편이 아니었다”면서도 “여행을 갔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 요양에 전념했다”고 반박했다.
그녀가 지난해 국회에서 성희롱 야유사건의 피해자였다는 점도 대중의 흥미를 끌고 있다. 지난해 4월17일 중의원 총무위원회에서 신도 요시타카 총무상에 인구감소 대책을 묻자 다른 남성 의원으로부터 “빨리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라”라는 야유를 받았다. 남성 의원들로부터 박수도 나왔다. 그녀는 “노력하겠다”는 말로 애써 받아넘겼지만 당내 남성의원들에게 여론의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달엔 차관급 관료인 나카가와 유코(中川郁子ㆍ56) 농림수산성 정무관이 7살 연하 유부남인 카도 히로후미(博文代議士ㆍ49) 자민당 의원과 도쿄 롯폰기의 번화가에서 대담하게 입을 맞추는 사진이 공개됐다. 그는 재무상을 지낸 남편이 숨진 뒤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된 자민당 현역의원. 주간지의 폭로로 일본 정계가 발칵 뒤집힌 것도 그렇지만 사진이 찍힌 날은 직속 상관인 니시카와 고야 농림수산상이 비리혐의로 사임한 날이었다. 엄중한 상황을 망각한 무책임한 행각이었다. 결국 중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술자리 이후였다 해도 경솔한 행동을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사별한 남편이 아베 총리의 정치적 동지였기 때문인지 사임은 모면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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