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美 하원의장 만나
"중거리 MD시험 성공" 밝히기도
이란 핵 협상 타결 막판까지도 협상에 반발해 온 이스라엘은 중거리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시험 가동하거나, 미국 공화당과의 우호관계를 과시하는 등 끝까지 협상 진전에 어깃장을 놓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존 베이너(공화당) 미 하원의장과 만나 “양국의 공동 가치와 이익이 그 어느 때 보다 분명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로 참수,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 사례를 들며 “중동엔 미국에 반대하는 세력이 역병처럼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이란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핵 협상 막바지에 이뤄진 이번 회동은 네타냐후 총리가 핵 협상 반대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마지막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담에 앞선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이란은 평화 목적으로만 핵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원심분리기와 중수로를 갖춘 지하 핵 시설을 감안하면 믿을 수 없는 얘기”라며 거듭 이란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하는가 하면, 국제원자력 기구에 과거 무기 개발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 놓지 않는 등 일관성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도 예루살렘을 방문한 미 의회 대표단과 연이어 회동을 갖고 협상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리블린 대통령은 미 의원들에게 “핵을 보유한 이란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세계의 모든 악을 근절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회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은 이날 “미국과 함께 진행한 ‘다윗의 물맷돌 시스템’(DSWS) 시험이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릭 레흐너 미국 미사일방어청 대변인은 “DSWS이 날아오는 위협적인 목표물을 명중시켰다”고 밝혔다. DSWS는 중거리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으로 2016년 실전 배치되며,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레바논 헤즈볼라의 스커드 미사일에 대응하게 된다. 모셰 야알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DSWS는 미-이스라엘 동맹이 여전히 굳건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네타냐후 총리가 핵협상 자체를 반대하기 보다는 “이란 내 핵기반 시설의 규모, 원심 분리기 수, 연구 진행 과정 등을 제한하는 세부사항에 집중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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