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인정 범위도 꼼꼼히 확인해야
K(52)씨는 지난해 전화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아내의 나이를 48세라고 알려준 뒤 ‘운전자 연령 만 48세 이상 한정 특약’에 가입했다. 이후 아내가 운전 중 사고를 냈지만 보상을 받지 못했다. 약관상 연령은 주민등록상 생년월일 기준 만 나이로 판단하는데, K씨는 흔히 우리 나이라 불리는 ‘연 나이’를 일러줬던 것. 결국 K씨 아내의 연 나이는 48세였지만 만 나이는 47세라 보장을 받을 수 없었다.
‘가족운전자 한정 운전 특약’에 가입한 L(62)씨는 사위에게 운전을 맡겼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사위와 딸은 당시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여서 사위는 법률상 가족에 해당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L씨는 대물 배상을 받지 못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처럼 운전자를 한정하는 자동차보험 특약에 가입할 때 유의할 사항이 많다고 2일 당부했다.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일부 줄일 수 있지만, 보장 대상이 되는 운전자의 연령과 범위가 제한돼 잘못 설정했을 경우 사고 시 대인 배상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특약 관련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최근 3년간 101건에 달한다.
의외로 운전자 연령 제한 특약 관련 분쟁이 많다. 그래서 운전자의 주민등록상 만 나이와 생일을 꼭 확인해야 한다. 특약 가입 다음날을 기준으로 가족의 주민등록상 생일이 지났는지 확인해야 하고, 연 나이와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녀의 실제 생일과 주민등록상 생일이 달라 사고 후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다.
부부나 가족, 지정 1인 등으로 운전자 범위를 한정하는 특약 역시 잘 살펴야 한다. 보험 가입 기간 중 이혼하거나,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법률상 가족에 포함되지 않아 보험 혜택이 제한된다. 가족이 아니라면 임시운전자 특약이나 지정 운전자 한정 특약 등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