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5일)을 앞둔 2일 천주교와 개신교 지도자들이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는 배려와 용서, 희생의 자세를 갖출 것을 호소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곳곳에서 테러와 폭력, 전쟁의 위험이 끊이지 않고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이 위협당하는 오늘날의 세상에는 부활하신 주님의 빛과 은총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며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주의, 물신주의와 생명경시 풍조, 진영논리로 인한 비난과 증오가 날로 증가해 평화로운 삶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어두운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신앙인들이 부활의 증인이 돼야 한다”며 “우리 모두가 자신과 가정만을 바라보는 좁은 삶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이웃을 배려하고 사회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특히 한반도 분단 70주년이 되는 올해 남과 북이 서로 화해와 일치를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며 “평화는 모든 사람이 언제나 꾸준히 이룩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희생된 모든 분과 유가족들의 은총을 기원하고 하루빨리 슬픔을 극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이영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은 “우리 모두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섬김과 나눔, 겸손과 내려놓음의 삶을 결단해야 할 것”이라며 “생명까지 내어 놓으신 것은 잃어버린 양을 찾기 위한 주님의 사랑, 희생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우리가 가야 할 땅끝은 이 시대의 가장 가난한 자, 소외된 자, 고통당하는 자, 외로운 자일 것”이라며 “특별히 한기총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장애인, 다문화 가정과 북한이탈자 가정을 위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황폐한 노동환경, 분단된 땅의 젊은이와 그들의 미래, 노후한 핵시설, 가난한 청춘들의 자리, 장애우들이 자유로이 다닐 수 없는 길거리 등 모든 것이 오늘의 갈릴리(메시아의 사역지)”라며 “우리 모두 갈릴리로 가서 서로 눈물을 닦아주고 더딘 걸음 힘들어도 여럿이서 함께 가자”고 강조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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