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국내 판매량 3.4% 줄고
한국 GM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
엔저·루블화 폭락 탓 수출 뒷걸음질
르노삼성만 전년比 258% 급증
쌍용자동차가 국내 시장에서 ‘티볼리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일 자동차업체들이 일제히 발표한 올해 1분기 판매실적에 따르면 쌍용차는 국내에서 1분기에 2만1,107대를 팔아 전년 동기(1만6,796대) 대비 25.7% 성장했다. 같은 기간 다른 업체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증감률이 10%대이거나 거꾸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쌍용차의 성장률은 눈여겨 볼 만 하다.
과거 ‘무쏘’ ‘코란도’ 등을 통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명가’로 불렸던 쌍용차의 부활을 이끈 것은 단연 지난 1월 출시된 소형 SUV 티볼리다. 1월 2,312대, 2월 2,898대에 이어 지난달 2,827대가 팔리는 등 달아오른 인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넓은 공간에 괜찮은 주행 성능을 갖췄으면서 가격도 저렴한 점이 주효했다. 올해에만 약 2만5000대의 티볼리가 유럽과 중남미 수출길에 올라 러시아 시장의 부진으로 꽉 막힌 쌍용차의 숨통을 틔워 줄 전망이다.
르노삼성도 1분기 내수 판매량(1만6,947대)이 지난해 동기(1만4,909대)보다 13.7% 증가했다. 자존심을 세워준 차는 3,148대가 판매된 소형 SUV QM3다.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무려 254% 늘어났다. 한국GM은 1분기에 국내에서 3만4,235대를 팔아 지난해(3만4,335대)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국산 완성차 5인방 중 판매량 1, 2위인 현대ㆍ기아차는 국내에서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현대차는 15만5,237대를 국내에서 판매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80대(3.4%)가 줄었다. 기아차 판매량은 11만4,512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6% 증가에 그쳤다.
현대차는 쏘나타 판매량이 급속히 늘어난 반면 아반떼 그랜저 에쿠스 등 주력 차종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과 쏘렌토의 활약으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소폭 상승했다.
엔저 현상과 러시아 루블화 폭락 사태는 국내 완성차 업체의 수출 전선에 여전히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현대차의 올 1분기 국내에서 생산한 차량 수출은 28만5,429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8.5% 줄었다. 현지 생산 차 판매량도 1.6% 감소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러시아 시장에서는 일부 어려움이 있지만 국내 주문량을 먼저 소화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수출 물량을 줄인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현지 생산차 판매가 0.3% 늘었지만 국내 생산차 수출 감소폭이 현대차와 비슷한 8.8%다.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 영향으로 1분기 수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13.7%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 약진했던 쌍용차도 해외 수출 성적표는 참담했다. 주력시장이던 러시아 수출이 사실상 중단된 쌍용차는 지난해(1만9,874대) 대비 40.6% 감소한 1만1,808대 수출에 그쳤다.
수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르노삼성이다. 1분기에 3만6,814대를 수출해 지난해 동기 대비 258% 급증했다.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가 1분기에 2만3,954대 선적된 게 주효했고, SUV QM5도 물량이 35% 증가하며 수출을 이끌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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