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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 기린다더니… 임란역사문화공원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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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 기린다더니… 임란역사문화공원 삐걱

입력
2015.04.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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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의회 시비 부담분 5억원 삭감

하회마을 등에 유사시설 있고

특정문중 연관 사업 이유 "신중검토"

안동시 "기존시설 노후… 운영비

양대 문중 부담키로 약속" 강행 방침

안동 임란역사문화공원 조성 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시대적 인물들을 재조명하고 임진왜란 당시 각종 유물을 전시해 후손들에게 올바른 충의 역사를 가르치기 위한 사업이 삽질도 하기 전에 특혜 및 예산낭비 논란이 일면서 사업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안동시는 풍천면 도청이전 신도시 역사공원 부지 내에 서애 문화공원, 서후면 금계리에는 전통한옥 형태의 학봉 문화공원을 국비 100억원 등 모두 20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완공키로 했다. 안동지역 명문대가인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은 동문수학한 친우 사이로, 임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류성룡은 징비록을 저술했다. 김성일은 일본에 통신사 부사(副使)로 다녀온 뒤 정사의 견해와 달리 왜적의 침범 기미가 없다고 보고했지만 이는 학봉이 민심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전쟁을 대비하는 데 소홀함이 없도록 준비할 것을 역설했다.

이들 공원에는 총 6만3,390㎡ 부지에 기념관, 유물전시관, 역사관, 교육관 등을 갖춘 관리시설과 화장실, 파고라, 벤치, 탐방로 등의 부대시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안동시의회는 올해 예산 20억원 중 시비 5억원을 전액 삭감했지만 안동시는 8억원 규모의 실시용역을 강행해 의회와 마찰을 빚고 있다.

쟁점은 특혜 및 중복투자 문제에 있다. 서애 류성룡, 학봉 김성일, 퇴계선생 등과 연관된 충의역사기념공원이 임동면에 이미 조성돼 있어 중복투자 소지가 다분하다. 또 임하면 천전리에 건립된 안동독립기념관을 경북독립기념관으로 격상시키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 운영중인 와중에 별도의 기념관을 짓는다는 것은 예산낭비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하회마을에는 서애 류성룡의 업적과 함께 후손들에게 징비록의 교훈을 보여주는 영모각이 있는데 새로운 역사공원을 조성하면 전시물 부족과 교차전시 등으로 동반 부실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들었다.

김은한(59) 안동시의원은 “건립 장소를 정할 때 한지마을, 국학진흥원 등 오락가락한 충의 역사체험관을 비롯해 안동은 기념관ㆍ체험관 공화국”이라며 “특정 문중만 지원한다는 여론이 많은 만큼 공청회나 주민설명회 등을 거친 다음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완공 후 운영비 부담과 관련한 문중 측의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하회마을 영모각은 40여 년 전에 건립된 것으로 전시시설이나 전시품 공간이 좁기 때문에 방문객들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운영비는 양 문중에서 부담하기로 약속이 된 상태”라고 해명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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