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비서실장, 이례적 오찬 회동
野, 세월호법 시행령 등 4가지 요구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1일 이례적으로 야당 원내지도부와 오찬회동을 가졌다. 박근혜정부 들어 청와대 비서실장이 야당 지도부와 별도 회동을 가진 것은 처음이다.
이 실장은 이날 우균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포함한 원내 지도부와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오찬을 함께 하며 각종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에는 새정치연합에서 우 원내대표와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 등 부대표단이, 청와대에서는 이 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조윤선 정무수석이 참석했다.
이 실장은 이 자리에서 “소통을 잘 하겠다”,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 “오늘 말씀도 잘 귀담아 듣겠다”는 등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소통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실장은 오찬에 앞서 “특이한 만남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자리인데 그 동안 너무 안 만났기 때문에 관심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오찬도 이 실장이 새정치연합에 먼저 제안하며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지도부는 이날 회동에서 청와대와 야당의 소통강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제정, 공무원연금개혁 합의, 개헌논의 등 미리 준비한 4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서영교 원내대변인에 따르면 우 원내대표는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과 관련해 “여야가 합의해 세월호특별법을 만들었는데 정부의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령이 취지에 어긋나 문제가 있다.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실장은 특별한 반응 없이 경청만 했다고 서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우 원내대표가“시행령 내용을 잘 확인해 보라”고 당부하자 조윤선 수석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31일 국무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 하루가 늦어질수록 매일 80억원씩 보전액이 들어간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공무원연금개혁을) 토끼몰이 하듯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말 하는 모양새도 압박하는 모양이라 좋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실장은 “나라 재정이 어려우니 대통령이 답답해서 하신 말씀”이라며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나라 곳간이 비면 어려우니 큰 견지에서 판단하자”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 70분간 이어진 오찬 회동은 대체로 차분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원내대표는 오찬을 마치고 나오면서 “현안을 가지고 만난 자리가 아니라 상견례 차원이라 편안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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