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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앵그리맘, 공공장소 모유 수유 조례 이끌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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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앵그리맘, 공공장소 모유 수유 조례 이끌어 내

입력
2015.04.0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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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서 젖 먹이다 쫓겨나자

브라질 전역에서 시위 이어져

영국 아기 엄마들이 지난해 12월 6일 런던 클라리지 호텔 앞에 모여 모유 수유 시위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시위는 호텔 레스토랑 직원이 수유하는 여성 고객의 상반신을 냅킨으로 가린 일이 발단이 됐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아기 엄마들이 지난해 12월 6일 런던 클라리지 호텔 앞에 모여 모유 수유 시위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시위는 호텔 레스토랑 직원이 수유하는 여성 고객의 상반신을 냅킨으로 가린 일이 발단이 됐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브라질 상파울루가 공공장소에서 모유 수유를 금지하는 기업이나 단체에게 벌금 500헤알(17만원)을 부과하는 조례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같은 취지의 조례는 상파울루가 세계 최초라고 지난달 가디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상파울루시의회는 최근 공공장소 모유 수유 조례를 승인했다. 조례 발효는 페르난도 아다지 상파울루시장의 사인만 남겨 두고 있다. 조례가 시행되면 해당 규정은 시내 모든 기관과 회사에서 효력이 발생한다.

2013년에 이 조례안을 처음으로 제안한 시의원 중 한 명인 아우렐리오 노무라는 “벌금은 상징적인 차원이고 모유 수유에 대한 편견을 깨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에선 지난해 특정 사건을 계기로 공공장소 모유 수유 논란이 촉발됐다. 모델 프리실라 나바로 부에노가 상파울루의 이미지와 소리 박물관에서 자신의 7개월 된 딸에게 모유 수유를 하다가 경비원으로부터 쫓겨나다시피 한 것이다. 당시 박물관에선 데이빗 보위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었다.

나바로 부에노는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매우 금욕적”이라며 “여성들은 축제 때는 가슴을 드러낼 수 있지만 모유 수유를 할 때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여성들이 방에 숨어서 수유를 해야 한다는 현실이 터무니없이 불합리하다”고 꼬집었다.

이 사건이 알려지자 전국적으로 ‘앵그리맘’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40명의 여성들이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대로에서 아기에게 단체로 수유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엄마들은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면서 “수유는 우리의 권리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이미지와 소리 박물관은 부랴부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즉각 사과문을 게재하고 박물관 직원들에게 여성들이 박물관 시설 어느 곳에서나 수유가 가능하다고 안내하도록 지시했다.

공공장소 모유 수유는 수 년간 국가 불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던 여성이 모유 수유를 하자 직원이 달려와 상반신을 냅킨으로 가린 일이 발단이 됐다. 극우당인 영국독립당(UKIP) 당수 나이젤 파라지는 “엄마들이 당당하게 모유 수유를 하는 건 삼가야 한다”며 “정 수유를 하고 싶으면 구석에 가서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에 기름을 끼얹었다. 항의의 뜻으로 갓난아이를 키우는 엄마 40명이 해당 레스토랑 앞에 모여 모유 수유 시위를 벌였다.

일주일 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의 한 쇼핑몰에서도 젖을 물리던 아기 엄마가 경비원에게 제지를 받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책임자를 찾아가 항의했지만 “수유하는 모습이 다른 고객들을 당혹스럽고 불쾌하게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소피아뉴스통신은 전했다. 피해자는 쇼핑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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