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아이가 잡아당기는 건 플래카드 끈이다. 여자 아이는 동생이 미덥지 않은지 그 끈의 아래쪽을 또 한번 붙잡고 있다. 이들은 지금 어른들의 시위를 돕는 중이다.
플래카드에는 포르투갈어로 ‘올림픽 노(No)’라고 적혀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반대 시위다. 시위의 절정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이던 지난 해였다. 극심한 빈부차와 부실한 공공서비스 등 복지에 쓰기도 모자란 예산을 빚까지 보태 국제행사에 쓰려는 정부에 대한 사실상 반정부 시위였다. 최근 그 열기는 식었다. 하지만 구체적 요구를 내건 절박한 이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저들은 서민 주택난 해소가 올림픽 시설투자보다 더 급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힘이야 플래카드의 윗줄을 붙드는 데 주로 들고, 아래쪽은 천이 펼쳐질 만큼 당겨만 주면 된다. 그래도 뭔가는 해야 한다는 걸 아이들은 아는 듯하다. 표정들이 야무지다.
최윤필기자 proose@hk.co.kr 리우데자네이루=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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