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16강전 제8국
백 최철한 9단 흑 강동윤 9단
장면 5 강동윤이 1, 3을 선수한 다음 5로 상대의 턱밑에 바짝 붙인 게 오전 대국의 마지막 수인데 백의 응수가 은근히 까다롭다. 참고1도 1로 반발하는 건 2부터 16까지 거의 필연적인 진행이 예상되는데 흑이 너무 두터운 모습이다. 참고2도 1, 3으로 받는 것 역시 흑이 중앙과 하변을 모두 쉽게 수습한 셈이어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최철한이 점심시간 내내 고민하고도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는지 오후 대국이 시작된 후 10여분 이상 뜸을 들이다 일단 손을 빼서 6으로 먼저 중앙 흑돌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 이 부근에서 어느 정도 이득을 본 다음 우하귀를 처리하려는 생각이지만 욕심이 과했다. 강동윤이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얼른 7로 우하귀를 차지한 게 현실적으로 엄청 컸다.
이제 백이 중앙에 한 수 더 두면 흑을 잡을 수 있지만 대신 흑도 A로 좌상귀를 크게 제압해서 전체적으로는 별 득이 없다. 그래서 최철한이 다시 8로 손을 돌렸고 결국 9부터 17까지 일종의 바꿔치기가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백이 우하귀를 내주고 좌변을 차지한 셈인데 이건 누가 봐도 흑이 큰 이득이다. 여기서부터 흑이 한 발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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